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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0 07:50

[pxd talks 72] 중국 IT의 현재 : 디자이너 시선으로 보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72회 pxd talk에서는 알리바바를 거쳐 현재 중국 텐센트에서 디자인 전문위원이자 Senior Principal UX Designer로 일하는 이현주 님이 '중국 IT의 현재 : 디자이너의 시선으로 보는 알리바바와 텐센트'라는 주제로 강연을 해주었습니다. 샤오미, 알리바바, 텐센트 등 이제는 익숙한 중국의 IT 대기업들이지만 미국 기업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낯설고 덜 알려진 게 사실입니다. 이번 강연에서 이현주 님은 중국 IT 대기업의 문화와 디자인 트렌드, 그리고 나아가 그들이 생각하는 '중국적 혁신'에 대해서 피부에 와 닿는 내용을 공유해주었습니다.



들어가며...

중국은 전 세계에서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국가입니다. 온디맨드 서비스란 '내가 있는 곳으로 찾아오는 상품이나 서비스'인데, 국내의 대표적인 온디맨드 서비스 업체로는 배달의민족이 있습니다. 중국 온디맨드 서비스 분야의 선두주자는 이제는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의 세 기업이며(줄여서 BAT) 이들은 각각 포지셔닝하고 있는 분야가 다릅니다. 알리바바는 타오바오, 알리페이, 티몰 등 이커머스 위주의 기업이며 바이두는 중국의 대표적인 검색엔진으로 구글을 밀어내고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텐센트는 메신저 서비스 QQ, 모바일 메신저 위챗 등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클래시 오브 클랜>이라는 게임으로 유명한 슈퍼셀을 소프트뱅크로부터 인수하기도 하는 등, 세계 게임계에 많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 세 회사 외에도 최근 우버 차이나를 인수하고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디디추싱, 자전거 공유 서비스인 오포, 모바이크 등 많은 스타트업들이 압도적인 사용자 수를 기반으로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1. 숫자로 보는 중국 : 진격의 대륙은 이미 모바일 선진국

중국의 역동적인 성장은 통계 수치에서 단적으로 드러납니다. 중국은 현재 인터넷 사용자 수에서 단일국가로는 독보적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모바일 이용자 수는 이보다 더욱 많은데, 이는 중국 경제의 급격한 성장과 세계 모바일 시장의 급격한 성장이 맞물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가파른 성장세는 최근 둔화되어 감소 추세에 있지만 그만큼 사용자의 모바일 이용 성숙도는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에 블랙프라이데이가 있다면 중국에는 광군제가 있습니다. 광군은 홀아비, 독신남을 뜻하는 말로, 1이 외롭게 서 있는 독신의 모습과 유사하다 하여 11월 11일에 알리바바 그룹이 독신자들을 위해 대규모 할인행사를 시작한 것이 시작이 되어 점차 그 규모가 증가하였고, 마침내 중국 최대의 쇼핑일로 탈바꿈하였습니다. 2016년 광군제 하루 총 거래 기록은 무려 1207억 위안, 우리 돈으로 20조 7천억 원인데, 이 규모는 한국의 1년 모바일 거래액을 상회하는 엄청난 액수입니다. 이 날 알리페이의 결제 성사 횟수는 10억 건, 알리클라우드의 결제 처리 횟수는 초당 17만 5천 건이었으며 거래의 82%는 모바일에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텐센트의 경우 SNS인 위챗의 월 사용자 수는 8억 6천만 명이며 이용자의 50% 이상이 하루 중 90분 이상 위챗을 사용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에 맞서 만든 위챗페이의 오프라인 시장 점유율이 알리페이를 추월하였으며, 위챗페이의 하루 평균 거래액은 한화로 약 860억 원에 달합니다.

이렇듯 구체적인 수치로 알아본 중국의 IT업계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역동성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2. 중국 성장의 단면 : 단점을 버리고 장점을 취하다

어마어마한 유저와 잠재력을 가진 중국이지만 아직까지도 우리가 중국에 대해 가지고 있는 뿌리 깊은 인식은 '베끼기'로 대표되는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인 것도 사실입니다. 이에 대해 이현주 연사님은 중국이 단점을 버리고 장점을 취하면서 급속도로 성장한 것이 하나의 원인이라고 말하며 4가지 특징을 들었습니다.


1) 열악한 유선 인터넷 인프라가 모바일의 확산에 기여하다

유선 인터넷 인프라 문제는 넓은 땅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점이기도 합니다. 중국의 독특한 점은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유선 인터넷 인프라가 퍼질 틈이 없이 모바일 기기가 빠르게 퍼졌고 중국은 유선 인터넷 서비스를 건너뛰고 무선인터넷 시대로 곧장 접어들게 되어 세계의 흐름에 발맞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느슨한 소매 인프라가 e-커머스를 발전시키다

인터넷 인프라와 같은 맥락으로, 땅이 넓은 탓에 모든 곳에 공산품이 원활히 공급되기 힘들었고, 결과적으로 이는 모바일의 보급률과 맞물려 이커머스에 활력을 불어넣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3) 낮은 신용카드 보급률을 핀테크 서비스의 성장의 기회로

중국은 신용카드의 보급률이 굉장히 낮았고, 그 대안으로 핀테크 산업이 급격하게 발전했습니다. 덕분에 지금 중국인들은 별도의 실물 카드 없이도 손쉽게 모바일 결제를 할 수 있습니다.


4) 베끼기를 잘 한다? 모방에 맥락을 더해 차이를 만들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항목이었습니다. 여태까지 BAT로 대표되는 많은 중국기업들이 정부의 각종 해외 기업에 대한 규제를 발판으로 배타적이고 독자적인 자신들만의 울타리를 만들고 그 안에서 막강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성장했다고 여겼습니다. 물론 그 기업들 대부분이 실리콘밸리의 많은 기업들을 모방하고 배타적인 규제 덕분에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중국 시장에 침투한 그들을 이겨낸 또 다른 이유는 그들이 고려하지 못한 문화적 차이를 발견하고 그 부분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차별성을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모방한 원형에 중국적 맥락을 추구해 차이를 만든’ 것이 그들의 성장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중국은 이렇게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고 거리낌 없이 남의 것을 수용하고 그것을 현지에 맞게 변형시켜 큰 성장을 이뤘습니다. 모방은 분명 중국을 발전시킨 원동력이었지만, 앞으로 중국 내 기업들이 중국을 벗어나 글로벌 기업이 되고자 한다면 모방보다는 차별화와 지역의 문화를 고려한 서비스를 통해 성공한 경험을 살려 글로벌 시장에 발을 내디뎌야 할 것입니다.



3. 중국의 IT 기업의 일하는 방식

- 치열한 경쟁, 성과주의

중국의 많은 IT기업들이 내외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의 경우는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지표를 활용해 매년 사원들이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량에 따라 승진 여부와 급여가 결정되며, 텐센트에서는 IDP(Individual Development Plan)를 설정해 유연한 출퇴근이 가능한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이전까지 중국은 무사 안일주의가 팽배하다는 편견이 있었지만 이번 pxd talks로 만나본 중국은 세계 그 어느나라보다 역동적이고 치열한 곳이었습니다.


- 수평적인 듯, 여전히 중요한 위계질서

급속한 발전을 거치며 다양한 기업문화가 중국에는 혼재되어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기업문화입니다.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공유할 때에는 서로 존중하고 토론하는 수평적 구조를 지향하지만 한편으로는 부서의 임원진에 결정된 사안이 Top-Down 구도로 실행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것은 서구의 기업문화를 존중하고 받아들이면서도 원래 가지고 있던 유교, 국가 자본주의의 특징이 잔존해 있는 중국의 과도기적 상태를 보여주는 단면일지도 모릅니다.


- 이분화된 커리어 트랙

한국의 많은 디자이너들이 회사를 다니며 회의를 느끼는 이유 중 하나가 연차가 쌓이면서 디자인 업무보다는 팀을 관리하는 관리자의 역할을 하게 되기 때문인데, 중국에서는 아예 커리어 트랙을 관리자 트랙과 전문가 트랙으로 이분화해 놓았습니다. 두 트랙 중 어떤 트랙을 선택하더라도 대우는 비슷하기 때문에 만약 자신이 전문가 트랙을 선택한다면 굳이 팀을 꾸리거나 조직을 관리하지 않아도 경력을 쌓아나갈 수 있는 길이 열려있는 것입니다.


- 비효율 혹은 실리적 혼란의 용인

중국의 IT기업은 최적의 효과를 얻고자 노력합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부서 간의 경쟁도 마다하지 않으며 때로는 과하다 싶을 정도의 투자를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이상의 수익을 냅니다. 그에 비해 표준화된 프로세스나 툴, 문서화 작업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는 편이며 연회나 팀 빌딩 이벤트 등 팀웍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많이 투자하는 편입니다.

이런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중국의 기업들은 미래 신사업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성장의 동력이었던 사업들을 기반으로 인공지능과 VR/AR에 집중하고 있으며 데이터를 이용해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데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습니다. 타오바오, 알리페이, 위챗 등 몇몇 서비스들에서 제공하는 개인화 서비스는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합니다.


4. 중국 문화, 사용자 환경, 디자인

앞서 언급했듯, 중국의 서비스는 모방에 기반을 두고 그 위에 중국의 문화적 맥락이 합쳐져 성공적으로 사용자들에게 받아들여졌습니다. 텐센트의 위챗 서비스는 2014년 1월에 중국인들이 춘제에 홍바오(세뱃돈)를 주는 풍습을 온라인에 도입하여서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요, 올해는 텐센트의 QQ 서비스와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에서 홍바오와 증강현실을 결합한 마케팅을 진행하여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는 최신 트렌드인 증강현실, 중국 춘제, 홍바오 풍습을 절묘하게 결합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타오바오가 이베이를 무찌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고객과 판매자 간의 소통을 강화시켜주는 기능을 강화하여 중국적 맥락을 잘 짚었기 때문입니다.


마치며...

아직 중국은 성장 중이기 때문에 과도기적인 측면도 있고 우리에게는 생소한 문화적 차이도 있습니다. 그러나 합리적인 의사결정 문화와 그들의 성장에 날개를 달아주는 정부의 정책, 그리고 급속한 성장에 따른 경력 디자이너에 대한 수요, 긍정적이고 활기찬 분위기로 인한 발전의 가능성이 있기에 디자이너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이번 72회 pxd talks에서는 그동안 막연하게만 접해왔던 중국 IT업계의 현실과 중국의 역동적인 기업문화와 트렌드, 그리고 사회적 배경 등 피부로 와 닿는 경험을 들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 추가로 연사님의 승인을 받고 강의자료를 공유합니다.

* 본 글은 2017년 1월부터 pxd인턴으로 함께한 최윤호(veybery4@gmail.com) 님이 작성하였습니다.


[참고##pxd tal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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