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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5 07:50

왜 UX 디자이너는 글을 써야 하는가?

디즈니에 근무하는 UX 디자이너 길리님이 작년 9월 브런치에 "지난 5년간 UX 디자인계의 변화"라는 글을 발표했다. 그 첫 번째 항목이 '글 쓰는 디자이너'였는데 이 글은 내가 오랫동안 느껴왔던 부분을 한마디로 정리해서 알려주는 느낌이었다.


물론 디자인은 언제나 설득이다.

스스로 혼자 만들어서 혼자 쓰는 것이 아니라면, 만드는 과정에서, 그리고 파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야 한다. 전통적인 산업/그래픽 디자이너들은 이런 과정이 상대적으로 쉬운 부분이 있는데, 일단 눈으로 보면 설득되는 부분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UX 디자인은 이런 것이 어떻게 동작하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지를 말로 설명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그러다 보니, 제품/시각 디자이너들의 경우 작품으로 유명해지는 반면 UX 디자이너들의 경우 글이나 말로 유명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이런 면은 디자인 어워드에 작품을 출품할 때도 마찬가지다. 전통적인 디자인상 출품에는 작품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시각적인 이미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UX 디자인 분야는 굉장히 '설명'을 길게 제출해야 한다. 지난 수십 년간 디자인상 제출을 생각해 보면 이런 변화가 느껴진다. 대부분의 세계적인 디자인 상인 iF, Red Dot, IDEA 제출 양식을 돌이켜보면 UX나 Interaction 분야를 처음 상의 일부로 도입할 때는 설명할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었다. 기존 디자인상처럼 5-6줄의 설명란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면 UX 디자인하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설명을 해야 하니까, 어떻게든 아이디어를 내서 그림 내는 곳에 설명을 욱여넣거나, 별도의 이메일을 보내거나 하는 꼼수들을 발휘해야 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디자인상은 인터랙션 분야에 풍부한 설명을 넣을 수 있도록 입력 글자 한도를 점차 늘려 갔다. 산업/그래픽 디자인은 사실 번역이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인터랙션 분야는 처음부터 영어로 어떻게 간결하게 잘 설명하느냐도 디자인상 수상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포트폴리오도 마찬가지다.

몇 장의 베스트 컷만으로도 자신의 실력을 뽐낼 수 있는 시각/제품 디자이너들과 달리, UX 디자이너들의 포트폴리오는 자신이 무슨 문제를 어떻게 설명했느냐를 적어야 하므로 글자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필연적으로 한 장 한 장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무엇이고, 가장 중요한 그림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보는 사람이 어떤 식의 경험을 할지 설계하지 않았다면 그는 UX 디자이너라고 볼 수 없다. 다른 사람의 포트폴리오를 볼 때도, 언제나 이 사람이 어떤 문제를 어떻게 생각했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중심으로 보기 때문에, 그림만 잔뜩 있고 글이 없는 경우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다. '아, 이 사람은 UX 디자이너의 업무의 본질을 모른다'는 느낌이 드는 걸 피할 수가 없다.

온라인에서도 마찬가지다. 멋진 인터랙션을 포트폴리오 사이트에 올려놓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낼 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멋진 인터랙션을 어디에 쓸 수 있단 말인가? 정확한 상황에 정확히 적용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쓸데없는 노리개에 불과하다. 결국, 잘 알려진 유명 UX 디자이너들은 글을 잘 쓰거나 강연을 잘 하고 책을 출판한 사람들이 많다.

때로는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래서 그 유명한 사람들이 직접 뭘 만들었는데?' '그 사람들보다 더 UX 디자인 잘 하는 사람들은 외부에 강연이나 블로그 글 쓸 필요도 없이 회사에서 열심히 만들고 있고 그렇게 잘 만든 디자인들은 우리 생활을 풍요롭게 하고 있을 거야.' '널리 알려진 사람들은 실제로 무언가 직접 만들어 보라고 하면 헛된 이름일 때가 많을 거야.'

다 맞는 말이다. 아마도 실력자들은 유명한 사람들보다 숨어 있을 것이다. 그러니 꼭 유명해질 필요는 없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야 하는 UX 디자이너라면,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하고 말하는 기술을 늘려야만 한다. 널리 읽히는 블로그나 책이 아니라도, 적어도 자기 자신이 읽고 정리하기 위해 글 쓰는 훈련을 꼭 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했던 작업에서 무엇이 중요했고, 무얼 해결했고, 무엇이 부족했는지 되돌아보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 그래서 프로젝트 후 다 같이 하는 레트로스펙티브가 중요하고, 자신이 혼자 만들어보는 포트폴리오가 중요하고, 깨달음에 대해 정리해 보는 글쓰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UX 디자이너 성장의 길이다. 블로그로 유명해지는 건 덤에 불과하다.


참고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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