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디자인:같이의 가치

2018. 8. 13. 07:50UI 가벼운 이야기
김성경(bible)

본 글은 김준 책임의 '짝 디자인(Pair design)'이라는 주제의 발표 내용을 토대로 팀원과 직접 '짝 디자인'을 시도해 보았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합니다.


1. 들어가며

각자 디자인의 문제점

현재는 여러 디자이너가 모여 팀을 이루고 그 안에서 '각자' 디자인 작업을 합니다. 특정 일을 모듈별로 나눠서 한다거나 각자 시안 한 개씩 만드는 것을 그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각자 디자인을 하게 되면 혼자서 제안과 검증을 반복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으며 작업 진행이 더디거나 팀 간 소통 부족으로 미성숙한 아이디어가 채택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시간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해 몰입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낮은 디자인 퀄리티, 사람에 따라 들쭉날쭉한 퀄리티의 작업물이 나올 수 있으며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게 됩니다. 그리고 낮은 자기 확신과 불만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2. 짝디자인 소개

Working together closely : 함께하다, 같이하다

짝 디자인(Pair Design)이란 디자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디자이너가 '짝'을 이루고 작업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주로 개발자들 사이에서 쓰였던 용어(Pair Programming)이며 짝 프로그래밍을 경험한 개발자 중 96%는 "더 즐겁다," 95%는 "자신감을 얻었다", 56%는 "결함을 감소했다"라고 답했습니다. 개발자 외에도 공동 목표를 향해 짝을 지어 함께 작업하는 예로 조타수와 항해사, 아티스트와 프로듀서, 찰스밍거와 워렌 버핏이 있습니다.


Two defined stances : 두 개의 스탠스

짝을 이루는 두 디자이너를 Generator와 Synthesizer라 칭합니다. 이들은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며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이룹니다. 각각의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Generator는 아이디어를 명확하고 빠르게 내어놓습니다. 틀릴까 조마조마하지 않고 자신 있게 아이디어를 내놓는 능력이 요구되며 자기 생각을 시각화하는 것을 좋아하며 아이디어가 어설퍼도 잘 내어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디자인 패턴, 디자인 트렌드와 모범사례에 빠삭해야 합니다. Synthesizer는 항상 큰 그림을 그리며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디자인이 진행되도록 합니다.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능력이 요구되며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으며 글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주요 디자인 원칙, 휴리스틱, 비지니스적 통찰력, 사용성, 심리학, 비지니스 등 사례에 빠삭해야 합니다.

Generator와 Synthesizer의 노트 비교 (출처: Cooper.com)


위 사진을 보면 앞서 말했듯이 두 디자이너는 각기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Generator의 경우 머릿속에서 든 생각들을 멈추지 않으며 그 생각들이 완성되지 않은 모습이라도 바로바로 그립니다. 반면에 synthesizer는 자기 생각을 매우 세세하게 글로 옮깁니다.



3. 짝디자인의 장점

지속적인 테스트와 교정으로 인한 더 좋은 디자인

짝디자인의 경우 크리틱을 하는 사람이 상주합니다. Generator는 특정 상황마다 최적의 아이디어를 내놓게 되며, synthesizer는 아이디어와 디자인이 전체적으로 일관되고 클라이언트의 피드백과 맞아떨어지는지 등 계속해서 바텀업과 탑다운을 진행하며 확인합니다. 그로 인해 일관성 있으면서도 퀄리티 높은 디자인이 완성됩니다.


행복한 디자이너

디자이너들은 각각의 역할에만 충실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전문성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Generator의 경우 아이디어를 낸 후 아이디어의 타당성을 확인하기보단 아이디어 혹은 시안을 계속해서 내놓으면서 이러한 능력을 꾸준히 연마하게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특정 능력이 고도화됩니다. Synthesizer는 멋진 시안을 뽑아내야 한다는 걱정보다는 좀 더 논리적이고 구체적으로 아이디어를 설명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런 것들이 큰 그림 안에서 잘 진행되고 있는지에만 집중하며 해당 능력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성장하는 조직

Cross pollination이 이뤄지며 조직 자체 또한 굉장히 전문성 있는 사람들로 갖춰진 조직이 될 수 있습니다. Cross pollination이란 짝이 나뉘어 다른 짝을 형성하면서 좋았던 요소들이 분포되고 퍼지며 조직 자체가 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Cross pollination 도식화


효과적인 과정

Generator는 synthesizer에게 자신의 의도를 잘 전달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선 하나를 그으면서도 무슨 생각을 하면서 무엇을 그리려는지 소리 내 디자인(디자인 얼라우드) 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모호하던 아이디어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혹시 궁금한 점이 생겨 질문하려 하는데 질문을 하다 보니 답을 알게 되는 경험을 겪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이러한 현상을 메타코그니션(Meta-cognition)이라고합니다. 디자인도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4.해결해야하는 점

공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도 수준 차이

*다음 내용은 2개 이상의 짝이 존재하고 짝끼리의 소통이 필요할 경우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팀원끼리 짝디자인을 진행해보았습니다. 총 4명이 2명씩 짝을 이룬 후 각 팀마다 특정 주제로 아이디어를 발산하고 그 아이디어의 원칙을 세우는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이후 두 개의 짝끼리 각자의 결과물을 공유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내용에 대한 이해도의 차이가 발생하였습니다.

프로젝트는 논의가 진행될 때에 수많은 고민과 난관에 부딪히기 마련입니다. 작은 것부터 큰 문제까지 하나하나 해결해 나갈 때 아이디어는 구체화되고 단단해집니다. 그러나 공유 과정에서는 시간 문제와 효율상 그 모든 고민을 공유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해도의 차이가 발생한 것입니다. 필자의 경우 두 개의 짝끼리 소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였지만, generator와 synthesizer 간의 관계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느꼈으며 작업할 때 소리 내서 디자인하는 '디자인 얼라우드'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되는 계기였습니다.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강점 알기

짝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generator와 synthesizer 중 내가 어떤 쪽에 더 전문성이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단시간 내에 파악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경험을 쌓으며 내가 어느 부분에 더 강점을 가졌는지 알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같이 일하는 팀원과 대화하며 파악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필자가 속한 팀에서는 이런 대화를 나눴고 서로가 봐온 서로의 특성들을 공유하며 자신의 특성을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4.맺음말

지금까지 짝디자인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발산과 수렴에 모두 능하면 유니콘 디자이너가 될 수 있겠지만, 자신의 장점을 알고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과 서로 다른 장점이 있는 두 디자이너가 모여 짝을 이루고 시너지를 내는 방법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Generator와 synthesizer라는 단어를 사용하진 않지만, 사내에서는 프로스펙티브를 통해 서로의 업무 스타일과 장단점에 관해 이야기하며 부분적으로는 짝디자인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새롭고 유익한 내용을 공유해주신 김준 책임에게 감사드립니다.



[참고##프로젝트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