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xd talks 87] 차 한잔도 매너있게, 티 스타일링

2018. 12. 26. 07:50pxd talks
알 수 없는 사용자

다시 또 12월이 다가왔습니다, 제법 찬 바람이 불어와 몸이 한껏 움츠려지는 계절입니다. 평소에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셔왔는데 더이상은 무리일 것 같습니다. 가끔 회사에 휴가 다녀오신 분들께서 여러 종류의 차를 나눠마시곤 하는데 그때마다 커피와는 다른 따듯한 매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pxd talks에서는 12월을 따듯하게 마무리하고자 한잔의 차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이번 티 스타일링 강의에는 지유명차의 고정규 강사님께서 진행을 맡아주셨습니다. 그 어느 때 보다도 차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는데요, 아무래도 커피의 경우 강의도 많았고 점심시간에 함께 다양한 실습(?)을 통해서 사내에 60인의 바리스타가 있다는 농담을 할 정도로 대중화가 된 것에 비해 다도 강의의 경우 생소하면서도 호기심을 일으키는 강의였어요.

강의는 간단한 차에 대한 소개와 함께 4종류의 차를 직접 우리고 차를 시음하는 실습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식후에 소화를 돕는 차, 나른한 오후에 어울리는 차, 컨디션에 따라 적합한 차를 알려주셨는데요, 차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성질을 통해 일상에 활기를 더하는 데 도움을 주는 방법을 함께 알려주셨습니다.


<목차>

  • 1. 차의 기원
  • 2. 차의 종류
  • 3. 음양오행과 차의 성질
  • 4. 차의 제조과정
  • 5. 다도실습 (녹차,우롱차,홍차,보이차)


1. 차의 기원

차의 유래

전통적으로 차는 소통의 도구로서 사용돼 왔습니다. 윗사람이 아랫사람과 대화를 할 때, 정신적인 수양이 필요할 때, 차를 통해서 정신과 혹은 타인과 교류를 위해 차를 이용해왔습니다. 사실 차의 기원은 아주 오래전으로 올라갑니다. 약 4000년 전 벽화의 기록에서는 차나무의 잎을 따서 이를 으깨어 음료로 복용하는 장면이 나와 있습니다. 또한 문자로 기록이 남겨진 사료로 보면 2300여 년 전 의약과 농사의 창시자인 신농씨가 독을 해독하기 위하여 차나무의 잎을 물에 우려내어 복용해 이를 치료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처럼 치료의 목적으로 시작되었던 차는 불교와 함께 중국에서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전역으로 퍼졌고 무역을 통해 영국, 프랑스 등의 유럽지역으로 폭넓게 따듯한 대화를 나누는 소통의 매체로서 발달한 것입니다.


차나무의 조건

차나무는 원래 중국의 운남지역에서 시작되었고, 나무의 키가 10M에 달하는 대엽종이었으나 오랜 세월을 거쳐 여러 지역으로 퍼져나가면서 키가 1~2M인 소엽종으로 변화해 왔습니다. 차나무가 되기 위해서는 찻잎의 생명력이 매우 중요한데 찻잎을 채취하더라도 다시 새로운 잎이 빠르게 자라나야 한다는 점이 차나무의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차의 종류

차를 나누자면 크게 모양, 향, 색깔 3가지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공급/유통자 중심의 사고에서 출발한 것이라 좀 더 깊이 차의 성질과 원리를 이해하여 동양적인 관점으로 차의 종류를 재정의해 볼 수 있습니다.


3. 음양오행과 차의 성질

오행

운동성

빛깔

차의 종류

장기

신체반응

내림

검은색

흑차, 보이차

신장

내림 그리고 순환

응축

흰 색

백차

폐, 대장

호흡안정과 정신집중

풀림

누런색

황차/청차(우롱차)

비장, 위장

심신이완과 소화및 순환

올림

붉은색

홍차

심장, 소장

각성과 순환

뻗침

풀색

녹차

간, 담

해독작용과 머리를 맑게함

위의 내용처럼 차와 음양오행의 성질을 매치시킨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나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서 일상에서 차를 이용할 수 있는 순간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의 다양한 종류에도 놀라웠지만, 선조의 지혜를 바탕으로 한 관점의 해석이 인상 깊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4. 차의 제조과정

녹차와 홍차, 보이차가 같은 차나무에서 나온 것을 알고 계셨나요? 녹차가 산화된 것이 홍차라는 것은 워낙 알려져 있었지만, 보이차는 찻잎을 상당 시간 동안 상온에서 발효시켜 마시는 것임을 해당 강의를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녹차의 가공법에 따라서 이렇게 다양한 향과 맛이 난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차를 제조하는 단계는 아래 6단계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습니다.

채엽 > 위조 > 산화발효 > 살청 > 유념 > 건조

우리가 보통 마시는 녹차의 경우 살청의 과정을 통해 제조되고 우롱차와 홍차는 산화 과정을 통해 향을 더하여 풍미가 있는 차가 됩니다. 또한 보이차의 경우 후발효 과정을 통해 더욱 오랜 시간 숙성되면 깊은 향과 맛을 내는 차가 됩니다. 이렇게 간단히 차의 제조방식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5. 다도 실습

가장 기대했던 실습에 들어가기 전에 4종류의 차를 소분하여 나눠주시고 이를 모양과 냄새를 통해서 이름을 맞추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름표가 붙어있던 티백의 차를 마시다가 막상 향과 모양으로만 이를 판단하고자 하니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녹차와 보이차는 모양과 향이 익숙했지만, 우롱차와 홍차는 맨눈으로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저는 우롱차와 홍차를 반대로 우려내는 실수를 했습니다)

다도를 위한 준비물은 아래 사진과 같습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차의 종류에 따라 도기와 자기, 도자기를 활용하여 차를 우리는 실습을 진행하였습니다. 간략히 위 사진에 나온 도구에 대해 설명해 드립니다. (오른쪽부터)

1) 개완 : 찻잎을 넣고 씻거나 짧은 시간 우려냅니다.

2) 자기 : 우롱차/홍차를 우리기 좋고, 차 본연의 향을 흡수하지 않아 고유의 향을 유지합니다.

3) 도기 : 흙으로 만든 도기는 잡내를 잡아주어 보이차에 적합합니다. (향을 위주로 하는 차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4) 찻잔 : 차를 음미할 수 있는 적당한 크기의 찻잔.

5) 그 외 : 찻잎을 거르거나 가루 형태의 차를 우릴 때 사용하는 등 기타 도구를 활용합니다.

오늘 시음한 차들은 1창 2기까지의 찻잎만 이용하여 만든 차였습니다. 1창이란 찻잎의 첫머리고 뒤에 이어 나오는 잎을 1기라고 합니다. 즉 3번째 잎까지만을 따서 차를 만들기 때문에 상당히 고급품질의 차로 시음을 진행하였습니다.


실습의 순서는 녹차, 우롱차, 홍차, 보이차 순서로 실습을 진행하였습니다. 실습의 공통된 과정을 간략하게 소개합니다.

1) 다도 도구를 따듯한 물로 씻어 온도를 유지 시킵니다.

2) 개완/도기/자기 등에 우려낼 찻잎을 넣어 줍니다.

3) 따듯한 물을 찻잎에 바로 닿지 않도록 도자기의 벽 쪽으로 물을 따라줍니다.

4) 10초 정도 간단히 세차를 진행하여 찻잎을 씻습니다. (세차란 찻잎을 씻는 과정을 말합니다)

5) 다시 따뜻한 물을 부어 첫 잔부터 천천히 시간을 늘려가며 차를 우립니다. (첫 잔의 도자기 뚜껑의 향을 맡아보면 품질 좋은 차의 향을 먼저 느낄 수 있습니다)

6) 차 거름망을 나눔 그릇에 올리고 우려낸 찻물을 내립니다.

7) 찻잔에 나누어 차를 마십니다.


위와 같은 순서로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녹차부터 마지막 보이차까지 실습을 진행하면서 차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실내가 그리 더운 환경이 아니였는데도 차로부터 전해지는 좋은 기운들이 온몸을 따듯하게 데워주어 한참 땀을 흘리면서 차를 마셨는데요, 혈액순환에도 좋고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었습니다.


[참고##pxd Tal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