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9이 구글과 애플에서 좀 더 배워야할 UX
2010. 9. 17. 17:24ㆍUX 가벼운 이야기
IE9 베타버전이 출시되었다고 하여 사용해보았습니다.
빠르다
실제 모습을 선보이기 전에 MS에서는 HTML5 벤치마크 테스트 사이트를 소개하면서 빠른속도를 계속 강조하였습니다. 저도 다운 받아서 그 벤치마크 테스트를 해봤는데 와 크롬에 비해서 정말 빠르더라구요. 물론 제가 실제로 이용하는 사이트에 대해서는 별로 차이를 느낄 수 없었지만요. 아마 이후에도 실험적인 사이트가 아니라 대중을 상대로하는 서비스라면 자바스크립트나 html5렌더링 로드를 이렇게 변태적으로 높일리는 없을테니 GPU가속이 실제 브라우징 경험에서 실질적인 소득은 크지 않을 듯합니다. 현재 병목은 렌더링 속도보다는 인터넷 다운로드속도인것 같거든요.
XP사용자는 어디로 갈까?
기존 IE버전과 호환성을 버리고 웹표준을 따르기로한 MS의 결정은 정말 훌륭합니다.
암튼 그런데 정확한 통계는 잘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블로그 유입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XP사용자가 아직도 60%정도라고 합니다. 저도 집에서 XP쓰고있고 회사도 아직 새로산 PC말고는 다 XP거든요. 비싸게 구입한 응용프로그램들이 잘 돌아가고 있는데 그냥 오래된 OS라고 바꿀 수는 없잖아요.
그럼 XP사용자의 선택은 IE8까지 밖에 없네요. IE9은 IE8보다 10배는 빠르다고 하는데 아씨 10배나 느린 IE8깔면 지는거 아닐까요?
그렇다고 쉽게 크롬이나 파이어폭스같은 마이너한 브라우저 쓸 수 없잖아요. 인터넷뱅킹도 안되고 인터넷쇼핑 결제도 안되고. 그냥 XP에 깔려있던 IE6나 써야죠뭐. 아무리 네이버에서 보안문제가 있다고 겁줘도 우리나라 사이트 심지어 정부 사이트라도 한번 들어가려면 열심히 깔아주는 보안 프로그램때문에 든든하잖아요.
인터페이스
타이틀 영역을 사용하지 않고 탭을 사용한걸 보면 크롬같은 최신 브라우저 디자인의 영향을 많이 받은것 같습니다. 구글과 애플의 미니멀리즘 베끼기 경쟁 참고
Simplicity vs. Space Efficiency
IE9의 겉으로 보이는 특징이라면 주소창과 탭을 한 줄에 표시한것인데요. 공간이야 한 줄 줄였지만 이렇게 다른 요소를 인접하게 배치하면 인지적으로 부담이되니까 잃는게 더 많을것 같네요. 우선 탭을 몇 개만 띄워도 제목도 제대로 보이지 않네요.
요소를 줄이는게 아니라 단지 공간 효율을 높이기 위해 빽빽하게 구겨넣는건 심플함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주소창과 탭이 상하로 있을때는 어떤 탭이든 연결되어 있지만 이렇게 좌우로 배치하니까 탭과 주소가 별개로 나뉘게 됩니다. 같은 파비콘도 리던던트하게 반복하고 있고요. 크롬처럼 주소창과 검색창을 겸하고 있으니까 url인지 검색 키워드인지를 구분하는 아이콘을 사용하는게 나을것 같습니다.
이렇게 공간에 집착하면서 새로고침과 멈춤 버튼을 합치지 않은게 이상합니다. 두 버튼은 상호 배타적이라서 동시에 사용되지 않거든요. 좋은거 베끼는건 부끄러운게 아니에요.
비스타나 윈도우7이 익숙하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ie9을 보고 저 각진 입력창이 너무 눈에 거슬렸습니다. 둥글둥글한 타이틀 윈도우나 버튼, 탭의 요소들에 비해 완전히 동떨어져 보이거든요. 스티브잡스는 맥킨토시를 만들면서 둥근 모서리에 집착했는데요. 조금만 둥글게 하면 좀 더 조화롭게 보일것 같습니다.
탭관리
활성화된 탭과 비활성화된 탭이 잘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탭의 그룹핑컬러가 좋은 아이디어인것 같긴한데 도대체 뭐가 선택된건지 잘 모르겠어요.
또 탭이 활성화 되어야만 닫기 버튼이 나타납니다. 탭도 좁고 깔끔하게 하려고 한 이유도 있겠지만 비활성화 탭을 닫는 경우가 많은데 매번 클릭한번해서 활성화하고 그 다음에 닫기 버튼을 눌러야하네요. 이런건 금방 피드백(항의)이 들어 올테니까 반영이 되겠죠.
Detail matters
어색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일부가 잘리도록 크게 키운 이전 버튼이 IE9 디자인의 메인테마 같습니다. 마우스 오버하면 첫 스크린 샷처럼 살짝 밝아지는 효과정도만 보입니다. 어차피 XP 사용자는 버렸으니까 기본적인 룩앤필인 에어로테마에 대한 호응이 잘되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특히 윈도우7은 빛을 테마로 디자인 되었으니까 버튼도 아래 창버튼처럼 주변까지 빛이 확산된다면 느낌이 훨씬 좋았을것 같습니다.
let there be light
주소창도 그냥 크롬의 풀다운 형식의 옴니바보다는 빛을 테마로 했다면 구글TV를 베꼈으면 더 잘 어울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자동완성창이 꼭 풀다운메뉴여야 할 필요는 없잖아요. 검색이나 url을 입력할때 현재 창 전체가 어두워지고 그 위에 밝은 글씨로 정보가 보이는거죠.
북마크바는 어디로?
설정에서 아무리 찾아도 북마크바를 찾을 수 없습니다. 대신 패널을 열 수는 있고요. 근데 지저분하니까 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북마크바가 들어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에어로테마를 따라 투명하면 탭이 붕뜨게 되고 불투명하게 되면 주소창이 위에 있는것도 아니라서 도대체 메인 윈도우가 어디에 속한건지 애매해지거든요. 진짜 없애는건 아니겠죠?
암튼 뭐 이제 베타버전이니 정식버전에서는 더 다듬어진 형태로 나오겠지요. ie로 이제 브라우저 경쟁에 참가하여 서로 경쟁하고 서로 베끼면서 보다 나은 서비스 경험을 사용자에게 제공해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말:
다시 읽어보니 글의 톤앤매너가 좀 가볍네요. 글은 두 가지 입장에서 적었습니다. 이전 사파리와 크롬의 UI를 비교한 글의 연장에서 IE9은 새로운게 뭘까를 찾아보려고 하였지만 기본적으로 맥과 XP사용자 입장에서 IE가 주도하고 있는 인터넷 사용 환경과 사용 경험상의 편견을 담고 있습니다 :) 2013.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