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앱 설정 UI 가이드

2010. 11. 25. 15:25UX 가벼운 이야기
無異

아이폰은 왜 개별 앱 설정을 settings app에 모아두고 난리야?

아이폰은 앱 사용중 필요한 설정을 settings라는 별도의 앱에 모아두어서 불편하다는 트윗을 보았습니다. 그전에도 많이 들었던 불만이기도 하고요. 안드로이드처럼 개별 앱 설정이 앱 자체 안에 있으면 되지 왜 따로 빼놓은 거야. 요즘 모바일 앱 프로젝트들을 하면서 설정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앱의 설정 UI에 대한 가이드가 필요한 것 같아 정리할 목적으로 블로깅합니다.
결론은 애플이 잘못한게 아니라 앱을 잘 못 만든거에요 :) 설정은 사용 빈도에 따라 환경 설정(preferences)처럼 한번 설정하면(또는 디폴트로 설정되어 있는채로) 거의 변경하지 않는 것들과 사용 컨텍스트에 따라 기능을 변경이 필요한 것들로 나뉠 수 있습니다. 애플의 iPhone Human Interface Guidelines 문서에서는 이 둘을 settings와 configuration options라는 용어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iPad도 통합되어 iOS HIG로 배포하고 있습니다.

Settings should represent information, such as an account name, that users set once and rarely (if ever) change. Users view application-specific settings in the built-in Settings application

Configuration options are values that users might want to change frequently, such as category types displayed in a list; configuration options should be available within the application itself.

메일의 계정 설정 처럼 한번 설정해두면 앱 사용 중에 변경할 필요가 거의 없는 것들(보통 환경 설정)은 settings에 넣고 캘린더의 월/주/일 보기 처럼 앱 사용 중 사용 맥락에 따라 빈번히 변경될 수 있는 옵션 설정은 앱 자체에 넣으라는 것이지요. 
왜 이런 설정을 불편하게 settings에 넣은거야? 라고 생각되면 그 앱이 제대로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애플을 욕하지 말고 앱 개발사를 욕해 주세요. :)


설정 같은거 하지 말자

애플이 제안하는 최상의 방법은 설정 따위 하지 않도록 만들라.입니다. UI 디자인을 하면서 담당자끼리 의견이 서로 다르면 누구 말이 맞는지 싸워봤자 답은 안나오고 그럼 대부분은 옵션으로 넣고 사용자가 선택하게 하자라는 결론으로 마무리 됩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제품에 알 수 없는 옵션들이 당신을 괴롭히고 있다면 상당수 그렇게 떠넘긴 문제들입니다. 물론 사용자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선택의 폭을 넓혀  주기 위해 제공하는 경우도 간혹 있긴하지만요.

설정을 최소화 하기 위해 애플이 제안하는 방법중 하나는 "80%의 사용자 니즈에 집중하라" 입니다.
퍼소나 방법의 접근과 비슷한데요. 모두를 만족시키는 마법같은 해결같은 건 있지않습니다. 소수의 사용자를 만족하기 위해서 추가적인 기능이 들어가게되면, 대다수의 사용자는 안쓰면 그만이니 win-win이 아니라 그만큼 사용이 복잡해집니다. 그냥 빼버리세요.
사용자를 배려하지 않는다고 공격을 받기도 하지만 그게 애플의 디자인 철학입니다. 상충된 해결에 트레이드오프가 있다면 심플한걸 택합니다. 그것이 싫다면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 그저 내가 애플의 타겟 고객이 아닌 것 뿐입니다. 다른 제품을 찾아보면 됩니다. 물론 내가 나머지 20%에 속할때는 정말 아쉽긴 하지만요.


애매하게 빈번한 설정은 어떻게 해야 하나?

설정 자체가 빈번한 성격의 유틸리티 앱
유틸리티앱은 설정을 settings에 두지않고 맥os의 대쉬보드 위젯에서 처럼 i 버튼을 누르면 화면을 뒤집어서 반대편에 설정화면을 제공합니다. 그렇게 하라고 가이드라인에 적고 있습니다.




옵션을 항상 노출시키기에는 사용 빈도가 낮은 경우
자주 쓰지는 않지만 사용 화면 중에 설정이 있으면 좋겠다 싶은 애매한 경우에 애플이 택한 디자인 해결은 살짝 감춰 두는 것입니다. ibooks 라이브러리의 썸네일/목록 보기나 주소록의 검색 같은 것들은 목록의 상단에 설정을 두고 평상시에는 가려놓습니다. 필요한 경우 페이지를 당기면 나타납니다.

 

이걸 어떻게 알고 쓰냐고요? 모르면 말라는거죠.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기능이면 물어보든 검색을 하든 찾아낼테니까요. 
척보고 모르겠다고 사용편의성이 나쁜게 아닙니다. 사용성은 학습성 말고도 효율성이 중요한데 여기에도 트레이드오프가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걸 알기 쉽게 만들어야만 좋은 디자인이 아닙니다. 사용자는 초보자보다 중급자가 가장 많거든요.




잘못된 설정 사례

지도 서비스에서 지도로 보기와 위성 사진으로 보기는 사용 맥락에 따라 빈번하게 변경하게 되는 옵션입니다. 그래서 웹서비스에서는 화면에 바로 노출되는 컨트롤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모바일 앱은 화면이 작으니 화면에 노출되는 컨트롤 사용에 조심스럽게 됩니다.
아이폰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구글맵 앱은 옵션 들춰보기 같은 독창적인 방법을 사용합니다. 화면에 노출되는 컨트롤은 최소화하면서 여러 옵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화면효과에 현혹되지 않으면 애플은 지도 보기 옵션을 환경설정이 아니라 간단한 보기 변경으로 간주하고 있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옵션을 선택하면 옵션화면이 가려지면서 바로 적용 됩니다.




네이버 지도와 다음 지도는 보기 설정을 잘못 적용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지도 보기 옵션이나 실시간 교통정보 같은걸 별도의 설정화면에 함께 넣어서 완료를 하여야 적용되도록 만들어져있습니다. 그저 버튼 한번 더 누르는 수고일 뿐이지만 기본적인 UI 정책이 없어 보여서 아쉽습니다. 고쳐주면 좋겠어요. 쓸때마다 울컥하거든요.



정리하면
1. 거의 안쓰는 환경설정은 settings에 넣고 설정 아이콘도 눈에 안띄게 하여 사용자가 신경 안쓰게 한다.
2. 사용 컨텍스트에 따라 빈번한 설정은 화면에 노출시킨다
3. 둘 사이의 애매한 설정은 적당히 잘 감추고 필요한때 꺼내 쓸 수 있도록 한다.

0. 가급적 설정은 만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