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This Is Service Design Thinking

2012. 4. 10. 16:10리뷰
이 재용

This Is Service Design Thinking
: Basics - Tools - Cases
Editors: Marc Stickdorn, Jakob Schneider

이 책은 다양한 관점의 서비스 디자인 정의에서부터 시작한다. 대체로 비슷하나 서로 다른 듯 보이기도 하는 서비스 디자인의 정의는 여전히 스터디 중인 사람들에게 풍부함보다는 모호함으로 다가오는데, 그동안 계속 공부하면서 혼란스러웠던 많은 부분을 정리해 준다는 의미에서 서비스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읽어봐야할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책 디자인과 편집도 상당히 마음에 든다.)

이 책에서 Marc Stickdorn은 서비스 디자인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보다는, 서비스 디자인에서 생각하는 방법(Service Design Thinking)에서의 5가지 원칙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여 설명하려한다. 매우 적절하다고 공감이 된다.

1. User-Centered
2. Co-creative
3. Sequencing
4. Evidencing
5. Holistic

각각의 원칙들을 읽으면서, 매우 명쾌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읽으면서 웬지 순서가 이상하다고 느끼면서 나름대로 다시 정리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래의 내용은 책의 내용이 아니라 필자의 주장임. 처음 공개 당시와 달리 Sequencing과 Evidencing 순서를 바꾸었습니다.)

2. Co-Creative
사실 기존의 방법론에서도 stakeholder의 참여는 중요한 부분이었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모든 컨설팅, 아니 모든 회사 프로젝트에서 클라이언트 그 중에서도 stakeholder의 적절한 참여는 중요하다못해 필수적이다. 그런데 왜 유독 서비스 디자인에서 이 부분을 다시 강조하는 것일까? 여러번 고민끝에 서비스 디자인의 경우, 제품과 달리 최종 결과물을 전달하는 역할을 바로 '사람들'이 한다는 것이 중요하든 점을 깨달았다. 그렇게 생각하면 오리려 stakeholder는 별도의 중요한 영역으로 두고, 실제 우리가 중심에 놓고 고려해야할 사람들은 server (service worker)라고 볼 수 있다.

안타깝게도 기존의 대부분의 서비스 디자인에 대한 책이나 논문에서는 이 부분이 생략되거나 언급되지 않고 있다. 이 사람들을 함께 참여시키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실제 서비스를 제공할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 이들의 목표, 문화, 건강, 삶의 질에 대한 종합적인 고민없이, 서비스는 향상되기 어려울 것이다. 가장 처음에 해당하는 부분인데 오히려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거의 안 되어 있다. 여러 가지로 고민하다, 필자는 이를 'service worker based'라고 부르기로 한다.(아니면 server based?)

HCI (Human Computer Interaction)에서 우리가 처음 관심을 가졌던 'Computer'에 해당하던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간과 도구(컴퓨터,웹사이트,제품,건축)에 대한 이해는 당연한 것이겠으나, 지금껏 고려되지 않았던 인간대 인간 상호작용이 더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이 서비스 디자인의 특징이다.

1. User-Centered
전통적으로 컴퓨터에 대해 연구하다가 인류가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에 관심을 옮겨가면서 발달시킨 것이 HCI 혹은 UCD (User Centered Design)이라고 볼 수 있다. 서비스디자인은 HCI 혹은 UCD의 계승자로서 당연히 서비스를 구입/사용하는 고객(Customer) 혹은 사용자(User)의 관점에서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전통적으로 사용자를 분석하기 위한 퍼소나 등의 방법과 인터뷰 기법, 관찰 기법들을 계승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따라서 우리가 말하는 서비스 디자인이란 사용자 중심의 기법을 함의한다.

우리는 제품을 사용할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Cooper는 처음부터 customer란 말을 일부러 쓰지 않았다. User라고 쓰자고 주장했다. 그만큼 UCD의 방법론들은 마케팅에서 가져온 것이 많아서 실제로 behavior pattern을 알아내기에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것이 많았다. 제일 대표적인 것이 포커스 그룹니다. 하지만 이제 서비스 디자인이라면 그 단어를 다시 Customer로 돌려 놓아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제 학문이 발전하여 더 이상 마케팅과 혼동스러울 염려가 적고, 대신 서비스의 구매자이자 사용자를 동시에 표현하는 개념으로 user 보다는 customer가 더 포괄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를 'Customer-centered'라고 고쳐 부르고 싶다.

단순히 사용자가 아니라 구매와 사용이 일치되는 관점에서 customer가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이 서비스 디자인의 특징이다.

3. Sequencing
인터랙션에는 반드시 '시간'의 개념이 필요하다. 의자 디자인에서도 사용자를 이해할 필요는 있고, 사용자의 움직임을 이해할 필요는 있지만, '의자'는 시간에 대해 변하지 않는 것이 기본인데(예외는 있다) Interface Design 혹은 Interaction Design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대상물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것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서비스 디자인도 그렇다. 그러나 인터페이스 디자인에 비해 서비스의 시간 개념은 훨씬 더 다차원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서비스가 갖고 있는 시간의 다차원적인 속성은 서비스를 모델링하는 다양한 방법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공간적인 모델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압도적으로 시간 축을 배경으로 하는 툴이 많다는 점에서, 우리가 과거 인터페이스 설계를 했던 것과는 크게 다르다. 대개 인터페이스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제약 자원은 공간 (screen asset)이다. 서비스도 공간이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주 관심축은 시간에게 양보할 수 밖에 없다. 

5. Holistic
UI, HCI에서 사람들은 단순히 인터페이스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간적인 앞/뒤, 공간적인 좌/우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하고 결과적으로 단일한 목표를 이루는데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 때부터 Experience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해서 요즘은 그것을 UX (user experience)라고 부른다. 서비스 디자인은 UX에서 이런 관점을 배웠다. '총체적인 경험'으로서 서비스를 설계/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경험의 대상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것 보다, 사람을 총체적으로 이해한다는 점이다. 하나의 경험을 디자인하더라도, 그것을 사용할 사람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해하고, 통계적이고 조각난 사용자가 아니라, 삶에서 존재하는 타당한 인간으로서 하나의 사람을 총체적으로 이해한다는 점이 강조되어야 한다.

4. Evidencing
만약 이 evidencing이 없었다면 그것은 그냥 서비스일텐데 이것이 있기 때문에 서비스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서비스는 시각/촉각/청각/후각적 구체물로 보여지고, 만져지고, 들려지고 기억되어야 하기 때문에 '디자인'되어야 한다.

[이 부분은 생각이 더 보완되어야 할 듯]

정리해보면 나만의 서비스 디자인 정의는,

서비스 제공자(service worker)와 서비스 고객(Customer)에 대한 연구와 관찰을 바탕으로 총체적 경험과 인간(Holistic)의 관점에서 시간상(Sequencing)으로 서비스를 구체화(Evidencing)하는 것.

이를 도표로 정리해 보면,

[표-서비스 디자인 기본 원리의 유래]

책에서의 용어 필자의 용어 기존 용어 분야
2. Co-Creative Service-worker based Computer Computer Science        
1. User-Centered Customer-centered User Human Factors        
3. Sequencing Sequencing Interface Design HCI, UID      
5. Holistic Holistc Experience UX Design    
4. Evidencing Evidencing Service Service Design  

이렇게 볼 수 있다. 즉 서비스 디자인에서 Evidencing이 빠진 것이 UX이고, UX에서 Holistic이 빠진 것이 UI다.

(이상은 책의 내용이 아니라, 필자의 주장임)


이후 책은 다양한 분야에서 서비스 디자인에 접근하는 사람들(Product Design, Graphic Design, Interaction Design, Social Design, Strategic Management, Operations Management, Design Ethnography)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아울러 서비스 디자인에 대한 도구들을 설명하는데, 각 도구의 일람처럼 되어 있어 일목요연하기는 하지만, 각 도구별 설명이 너무 짧아서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은 사례(Applied Service Design)인데, UPMC-CMU 사례를 제외하고는, 5가지 사례를 봐도 딱히 무엇을 개선했다는 것인지를 알기가 어렵고 집중도 어려웠다. 각 사례에서 사용한 중간 결과물(블루 프린트나 퍼소나 등)들을 제대로 보여주어야 도움이 될텐데 멋지게만 찍어 냈지 알 수가 없게 표시했다. 그나마 이해가 되는 UPMC-CMU 사례도 실제 실행은 되지 않은 사례라 더욱 실망스럽다.

마지막 3개의 소논문 중, 서비스 디자인에 대한 연구의 과거와 미래를 보여주는 두 번째 논문이 흥미로왔다.
(동기 부여와 서비스를 설명한 첫번째 논문도 약간.)

전체적으로 서비스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읽어 보아야 하는 책.

[참고##서비스 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