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rates bootcamp] 해적, pxd를 약탈하라!

2014. 3. 4. 00:40UX 가벼운 이야기
알 수 없는 사용자

pxd에는 Innovation 3 Group이라는 신입사원 교육을 담당하는 부서가 있으며, <해적 부트캠프>라는 이름으로 사내 프로젝트 사례와 핵심 방법론을 연결시켜 교육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해적 부트캠프가 생겨난 배경과 기획의도를 소개합니다.

- 해적 부트캠프의 시작. 배경과 기획의도
- persona 1차 공방전, 숙련된 조교들의 시범경기
- persona 2차 공방전, 헌내기와 새내기의 대결 
- to be continue


해적, pxd를 약탈하라!
대부분의 기업에서 신입사원 교육이라고 하면, 마치 모이를 받아먹는 아기새를 다루듯 조심스럽고 지루한 기초적 내용을 주입하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몇 년간 신입교육을 담당하고, 신입사원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해오며 느낀 점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 할 어떤 상황과 조건이 주어졌을 때 '문제를 헤쳐갈만큼 충분히 강하다’는 경험이었습니다. 탁월한 리더쉽을 발휘하는 학생회장이었거나, 이미 해외 디자인 공모전 다수를 수상 할 정도로 탁월한 감각이 있거나, 여러 단체들을 조직해 마을의 더러운 곳을 화단으로 바꾸는 추진력이 있는 등 자신의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낸 인재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일괄적인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신입사원이 마음껏 자신을 내보일 수 있는 특별한 무대를 제공해보자는 사고의 전환을 시도했습니다.




게임 방식 Gamification의 적극 도입
해적 부트캠프는 공격과 방어의 대결구도인 <공방전>의 형식을 가졌습니다.  기존의 pxd에서 진행했던 실제 프로젝트를 두고 완전히 다른 두 관점으로 접근합니다.
각각 팀을 나누어 공격 쪽은 '프로젝트가 잘 못 진행되었다.’라고 비판하고,  방어 쪽은 ‘프로젝트는 제대로 진행 되었다.’라고 옹호합니다.  공격 방어 팀은 각각 10분간 자신의 논리를 뒷받침하는 근거와 그에 따른 주장을 발표를 합니다. 그리고 15분 정도 자유롭게 상호 논박의 시간을 통해 상대 팀의 취약점을 부각시키고, 자기 팀의 논리를 견고히 합니다.
공격과 방어가 끝나면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혹은 현재 프로젝트 매니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 3명이  '자기 소신과 생각을, 정리된 언어로 표현했는가' 등의 기준에 따라 심사평가를 합니다. 그래서 승리팀과 패배팀을 가려냅니다.   승리팀은 지도에 팀 깃발과 이름이 꽃혀집니다. 패배팀은 벌로 팀원이 교체됩니다.
 



신입사원 직접 만든 사용자 중심 교육 설계
<해적 부트캠프>는 실제 기획 초기단계부터 신입사원 몇몇이 깊이 참여해 신입사원의 눈높이에서 그들의 필요에 맞게 만들어졌습니다.  pxd의 사용자 중심 디자인을 교육 커리큘럼에도 적용한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Persona, Contextual Design 등 pxd에서 가장 중시하는 방법론들이 잘 드러나는 프로젝트들로 선별했고,  사내의 참고 교재와 관련 강의를 제공함으로서 기본 이론 학습까지 더했습니다.

“해적, pxd 총공격의 날” 에는 전사원을 초청하고 pxd의 대표 프로젝트이자 해외 어워드를 수상한 ‘ 스마트베드 ’ 를 공격합니다.  이 날에는 팀별 해적 드레스 코드와 케이터링을 하는 등 사내 전체 행사로 승화시켜서 신입사원들이 회사에서 주목받고 주인공이 되도록 합니다.


월급쟁이가 아닌 기업 내/외부 혁신가로
월급쟁이와 내부혁신가의 차이점은 '회사 내에서 그 사람의 존재 가치’ 인 것 같습니다.  월급쟁이는 얼마든지 비슷한 돈을 주고 다른 곳에서 데려올 수 있는 대체 가능한 인재입니다. 대부분 누군가 시키는 일을 하며 명확히 시켜주길 바라지요.  그러나 내부혁신가는 회사를 확장시키고, 변화시키는 영향력 있는 사람입니다.
pxd는 수평적인 조직을 표방합니다. 안주를 택하는 사원이 많아질수록 회사는 안주할 것입니다.  그러나 변화를 일으키는 주역들이 등장할수록 회사는 더욱 확장될 것입니다.  그래서 <해적 부트캠프>는 거칠어도 신입사원들이 자기답게 자기 색깔을 뿜어내도록 독려합니다.  그들의 언어는 사회생활로 곧 세련되어 질테지만, 그 사회가 그들의 야성까지 무뎌지지 않게 하도록. 
 
  <해적 부트캠프>는 내부혁신가가 더 세워지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되었습니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해적 부트캠프>진행 상황을 블로그에 업로드 하겠습니다.  신입사원들의 대담한 pxd 공략에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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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에필로그. 기획자의 변.

어쨌든 저의 직업은 '경험을 디자인'하는 일입니다.  개인적으로 최적의 경험은 '몰입을 통한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경험을 설계할 수 없다는 사람들이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몇 가지 복선과 상징, 장치를 통해 얼마든지 계획된대로 사람들의  행동과 생각을 열어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건축에서 공간을 위해 단순함도 아니고 복잡함도 아닌   '학습된 복잡성'을 강조하는 것처럼.  경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의 게임은 단순한 룰과 자극으로 재미는 있지만 성장이 없고,  대부분의 인생은 너무 복잡한 룰을 가져서 성장이 있다해도 괴롭지요.  그러나 누구나 익숙한,  '학습된 복잡성'을 사용하면 복잡하지만 재미있는 경험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렇게 설계했습니다.  pxd 신입사원 교육.
해적이라는 두근대는 상징과 공방전이라는 공격/방어의 대결구도.  그리고 상호간에 자기소신을 설득하는 과정.  <뿌리깊은 나무> 드라마에서 본 조선시대의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사들 그리고 관료들 간의 피튀기는 논쟁인 '경연' 같은 것을 꿈꿨습니다.
교육의 목표는 '더욱 자기다운 철학이 있는 디자이너 양성’입니다.  신입사원과 인턴들의 가슴뛰는 성장을 기대합니다.    


참고 도서
무엇이 수업에 몰입하게 하는가 / 데이브버제스
원피스 /오다 에이치로



이 재용:
피엑스디 교육, 아니 모든 회사의 ux 교육에서 새로운 시도로 기억될 해적 부트 캠프라고 생각합니다.
MBA에서 사례로 경영을 가르치고, 하버드에서 판례로 법률을 가르친 것의 핵심은 케이스를 외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피엑스디는 과거의 프로젝트로 신입 사원이 스스로 생각하여 배우는 실험을 해 보고 있습니다. (적어도 대학 수업이나 스터디에서는 당분간 따라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이 즈음에서 아주 옛날 봤던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이라는 TV 드라마에서 악명 높은 킹스필드 교수의 타이틀 도입 나레이션이 떠오릅니다.

The study of law is something new and unfamiliar to most of you, unlike any other schooling you have ever known before. You teach yourselves the law, but I train your minds. You come in here with a skull full of mush and, if you survive, you leave thinking like a lawyer.

(by Professor Kingsfield,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 The Paper Chase,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