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TV Design Guide

2014. 12. 23. 01:00UI 가벼운 이야기
이 재용


WebTV라고 하면 어떤 분들은 과거가 아련히 떠오를지 모르겠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게 뭐지?' 라며 생소해 하실 것 같다.

TV로 TV 프로그램만 시청할 것이 아니라, 인터넷도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Perlman 등이 1995년 설립한 회사인데,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되어 msn-TV가 되었다가, 2013년 9월 30일 종료된 서비스 회사이다. (위키백과 참고)
기본적으로 작고 검은 상자(셋탑박스)가 있고, 이것을 브라운관 TV에 연결하면 TV에서 인터넷, 메일 등을 볼 수 있는 서비스이다. 초기에는 컴퓨터는 없지만 인터넷을 하고 싶은 계층을 목표로 만들었다.
흥미로운 건, 이 회사 때문에 Interactive TV라는 한바탕 붐이 일었고, 국내에도 이러한 기술을 제공하려는 회사가 10여개 이상 만들어졌다가 망해갔다. 사실 그 전에도 Teletext라는 제한된 '정보' 서비스가 TV 화면에도 나오긴 했지만 매우 제한적이었다면, 간단한 셋탑 박스를 연결해 기존의 TV를 인터랙티브하게 만든다는 아이디어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낙담을 안겼다.

그리고 그 때부터 시작한 TV에서의 '인터랙티브' 바람은 때로는 "Digital TV"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IPTV"라는 이름으로, 또 때로는 "스마트 TV"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찾아왔다. 다들 나타나게된 배경은 서로 매우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호소하려는 부분은 비슷한 점이 있다. 그 중 현재 의미있게 살아 남은 부분은 IPTV와 디지털 셋탑의 VOD 서비스 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야기가 잠깐 옆으로 샜는데, 하여간 이 WebTV는 초기 TV 화면에서 어떻게 정보가 보여질 것인가에 대한 많은 연구를 한 것으로 TV UI 역사에 큰 기여를 했고, TV UI 디자이너라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냈다. 1996년까지 거의 매주 8명 정도의 사용자에 대한 사용성 평가를 진행하는 등, TV UI 에 대해 거의 최초로 매우 깊이 있게 연구를 한 집단이다.
Design brief: WebTV Networks By Elissa Darnell, Interactions March-April 2000

특히 기존 TV UI는 모두 제조회사 내에서 디자인과 구현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외부로 가이드를 공유할 필요가 없었는데, WebTV의 경우, 외부에서 만든 콘텐트(즉 웹페이지)가 자신의 WebTV에서도 잘 보이도록 만들어야 하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끊임없이 TV UI에 관해 연구하고, 이를 외부에 공유하여, 마침내 최초의 TV UI/GUI Design Guide를 만들어 배포하게 된다.

이것이 이 글을 쓴 이유다. '최초의 TV Screen Design Guide'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WebTV의 초기 화면
WebTV는 홈페이지를 통해서, 자신들의 연구 성과를 가이드라인 형태로 발표했다. 
(원래 주소는 webtv.net인데, 이미 없어진 회사라 아카이브에서 연결 가능. 이것은 1999년 7월 수정된 것이다.)

특히 그 중에서 디자인 가이드 
http://web.archive.org/web/19990508121855/http://developer.webtv.net/design/designguide/Default.htm
를 살펴 보면,

화면 크기 (Screen Dimensions)에서는 544 x 372 크기로 하길 권하고, 최소 16 포인트 이상의 글자를 쓰기를 권장한다. CRT가 색을 내는 특성상 완전히 하얀 색 배경은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붉은 색은 매우 쉽게 번지며, 한 픽셀 굵기의 수평 라인은 Interace라는 건너뛰기 주사 방식에 의해 떨릴 수 있다. 

100만 정도의 가구가 구입을 했고, 그들은 한 달에 40시간 이상 사용을 했다. 그들의 예상대로 고객 대부분은 이 제품을 구입하기 이전에는 '인터넷'을 사용해 본 적이 없는 고객들이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사용자에 대해 매우 잘 알았기 때문에, TV 앞에서 정보를 구하는 사용자의 특성과 TV(대부분 브라운관 CRT) 디스플레이라는 특성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Interactive TV 사용자 경험 연구의 초석을 다졌고, 전세계 TV UI 디자이너에게 영향을 끼쳤다.

오늘날 많은 피엑스디 UX 디자이너들이 TV (혹은 스마트 TV)의 화면과 경험을 설계하고 디자인하는데, 우리가 갖고 있는 많은 이해와 지식의 출발이 되는 WebTV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이 안타까와서, 피엑스디의 디자이너들에게 알려주기 위하여 이 글을 작성하였다.

참고
1997년의 Nielsen Norman Group TV 사용성에 관한 자료
WebTV Usability Review (1997) Jakob Nielsen
TV Meets the Web (1997) Jakob Nielsen
[참고##UI 역사##] [참고##가이드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