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26. 07:50ㆍ리뷰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 마! (3판)
웹과 모바일 사용성 원칙으로 디자인하는 UX
스티브 크룩 지음
Don't Make Me Think, Revisited (3rd Edition)
A Common Sense Approach to Web and Mobile Usability
Steve Krug
2000년에 처음 나와 명쾌한 글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Don't Make Me Think(1판 한국어 번역 제목-상식이 통하는 웹사이트가 성공한다)의 제3판이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워낙 좋아했던 책이라 새 판의 내용이 궁금했는데 인사이트에서 책을 보내주어 읽어 볼 기회가 생겼다.(고맙습니다!)
도서출판 인사이트의 소개 블로그: 웹과 모바일 사용성 원칙의 바이블
예전에도 그랬지만 최근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특히 새로 창업한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UX를 잘 하냐고 묻는다. 사실 좋은 UX란 상식적인 UX이고, 사람들이 별로 생각하지 않고 편하게 쓸 수 있는 디자인이어야하기 때문에 매우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지만, 실제로 이런 단순한 진리란 사람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듯이 느껴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조금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버리면, 사실 모든 상황에서 그때그때 달라서 매번 무언가 같은 규칙으로 설명해 줄 수는 없는 것을 느낀다. 즉 원칙은 단순하고 구현은 복잡하다. 결국 여러번의 멘토링 끝에 상담하는 나 자신을 잘 관찰해 보면 매 시간 거의 똑같은 질문을 한다. 1. 사용자는 누구인가? 2. 그 사람들은 무엇을 이루려고 하나? 3. 그것을 만족시키려면 어떻게 설계해야하나.
그런데 이런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는 것이 이 책이다.
앞으로 멘토링 할 때마다 사 들고 가서 하나씩 나누어 주고 싶다. ㅎㅎ
이 책에 없는 내용(p6)
- 절대적인 사용성 원칙 - 이런 건 없다. 대답은 '그때그때 달라요"다. 나도 동의한다.
- 기술과 웹의 미래에 대한 예측 - 어차피 맞은 적도 없으니까.
- 디자인이 잘못된 사이트나 앱에 대한 비방 - 원래 UX에 대한 이해 수준이 낮을 때나 하는 일이다.
특히 최근작에 들어 있던 사용성 평가에 대한 부분이 요약되어 한 장으로 들어갔다.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개정/추가 작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웹사이트에 대한 내용이 많고 모바일에 관한 내용은 적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책 전체에서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를 충분히 이해했다면 이 점은 충분히 스스로 유추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IT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읽어 봐야할 필독서 중의 필독서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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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끝내고 쓰는 약간의 잡담.
물건을 잃어버리면 이곳저곳 찾아다니다 마지막으로 한 번 찾아보자 했던 곳에서 물건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이유는 물건을 발견하면 찾기를 멈추기 때문이다. p22
헨젤의 빵부스러기(Breadcrumb)는 원작에서 실패한 네비게이션인데 왜 UI 용어로 정착되었을까? 하얀 조약돌(White Pebbles)이어야지. P85
아, 번역판의 제목이 아쉽다. 1판의 제목(상식이 통하는 웹사이트가 성공한다)이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대안이 없었다면 같은 제목으로 하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출판사에서는 3판의 제목으로 무엇을 할까를 무척 많이 고민하다가 사람들에게 공모까지 해서 선택한 제목인 것 같은데, 그렇게 고민이었다면 그냥 제목을 그대로 두어도 되지 않았을까? 결국 바꾼 제목에서는 영문판 제목과 부제가 갖고 있는 '상식적인 디자인'에 대한 의미가 빠져 버렸다. 더군다나 저자가 그렇게 '상식적인 디자인'을 강조하는데 책 제목에 괄호라니, 너무한 것 아닐까? 또 제목을 강조하는 태그라인이 매우 중요한데 너무 작게 배치해 버렸다. (본문 중 p 102 '좋은 태그라인이 최고야' 참고) 굳이 바꾼다면 그냥 "사용자는 고민없이 쓰고 싶다! :상식을 활용한 웹과 모바일 사용성 원칙" 정도로 번역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ㅎ 판매를 위해 약간 자극적인 제목을 원한다면 '사용자를 괴롭히지 마!' 정도?
어쨌든 만드는 사람들이 항상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자.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 말지 말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