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14. 07:50ㆍUX 가벼운 이야기
얼마전 KPCB(미국 최대 VC로 아마존, 선, 징가 등에 투자)의 파트너로 있는 존 마에다가 DesignInTech 2016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그리고 정선우 님이 우리말로 요약하여 "실리콘 밸리는 왜 디자인에 주목하는가?"라는 글로 공유해 주셨다. 읽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꼭 읽어보면 좋은 자료라고 생각한다. 궁금해서 원문을 찾아서 하나 하나 정독해 보게 되었고, 그 중 흥미로운 점을 하나씩 공유해 보려고 한다.
보고서의 전체 내용은
1. 더 많은 기술 기업이 디자인에이전시를 인수하고 있다.
2. 디자이너가 코파운더로 있는 스타트업이 더 빨리 성장한다.
3. VC에서도 디자이너 파트너를 더 많이 영입하고 있다.
이지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Design In Tech'는 전통 디자인과 많이 다르다는 사실이다. 더 사업적 관점, 기술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집요하게 사용자 만족을 추구하는 디자인만이 살아 남을 것이다. 코딩 교육과 데이터나 통계, 그리고 마케팅에 대한 이해는 필수이다. 이런 내용을 모르고 그냥 '디자이너'만 참여시키거나, 디자이너만 채용했다가는 크게 실망할 것이다.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 슬라이드의 한 컷을 보여준다.
우선 이 그림을 보면 기술 기업의 성공적인 디자이너가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에 관한 것이다.
표를 전체적으로 보면 대략 1/3 정도가 정식으로 이공계 교육을 받았고, 1/2 정도가 정식으로 순수 미술/디자인 계열 교육을 받았다.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미술/디자인 계열이 절반 정도에 불과하고, 이공계 출신이 1/3 정도나 된다는 사실이, 과거의 디자인과는 확연히 다른 부분이다. 100명이라고 가정하면 34명은 이공계. 50명은 디자인 전공. 나머지 16명은 기타 전공인 셈이다.
또한 더 자세히 보면 그 이공계 출신이라는 사람들의 절반 정도는 어떤 형식으로든 미술/디자인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고, 디자이너의 1/3 정도는 어떤 형식으로든 이공계 교육을 받은 사람들.
기술 기업에서 성공한 100명의 디자이너가 있다고 가정한다면 (아주 대략하여) 전체 100명 중 33명 이상이, 두 가지를 모두 전공한 사람들이다. 존 마에다도 그 경우이고, 나도 그 경우이다.
그렇다면 디자이너는 코딩을 배워야 할까?
얼마전 "UX 디자이너는 코딩을 배워야 할까?"에서도 썼지만, 93.5%의 업계 디자이너들이 코딩을 배워야한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비율은 경험레벨과 상관없이 일정한 것 같다. (반면 '코드카데미'에서 조사한 것은 42.7%이다. 한 쪽은 "성공적인" 디자이너, 한 쪽은 그냥 코드에 관심있는 일반 디자이너의 차이일까? ㅎㅎㅎ 하여간 뭐 많이 양보해도 70-80% 찬성은 되지 않을까?)
어쨌든 그렇다. 90% 이상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제 우리가 앞으로의 산업에서 '디자이너'가 중요하다고 할 때는, 그냥 미대 나온 디자이너를 말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 진다. 디자인적인 교양과 토대, 문화 위에 사업의 성공을 위하여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갖고 있는 디자이너를 말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디자인 대학에서 코딩을 정식 커리큘럼으로 가르치는 학교가 몇 % 정도 되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