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지면의 아쉬운 QR코드 적용 사례

2011. 9. 23. 19:40UX 가벼운 이야기
無異

며칠 전 부터 조선일보는 지면의 제약으로 제공하지 못하는 동영상, 사진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쉽게 접근 하도록 기사 하단에 QR코드를 삽입해 두기 시작했습니다. 지면을 할애하여 대대적인 홍보도 하고 있고요. 인쇄물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의미 있는 노력입니다만 기술만을 거칠고 우직하게 적용하고 실제 고객의 사용경험에 대한 고려는 부족한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요즘 지면 광고에도 QR코드 사용이 부쩍 눈에 많이 띄입니다. 지면이 부족하니까 위에 사진처럼 기사에 추가하는 QR코드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코드보다 훨씬 작은 걸 사용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일반적인 QR코드 인식앱은 이런 작은 크기를 지원하지 않거든요. 신문에 크게 광고한 QR코드 사용법에 안드로이드용 앱 설명만 있고 아이폰에 대한 언급은 없어서 이런 것까지 특정 기업에 편향된 모습을 보여주는 건가 싶었는데 사실은 아이폰용으로는 아직 이런 작은 크기를 지원하는 QR코드 리더 앱이 없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QR코드가 너무 작아서 인식하지 못합니다. 크게 보 위해 좀 더 가까이 카메라를 가져가면 초점이 맞지 않아 인식이 되지 않습니다.

그럼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 할 수 있을까요?

1. QR코드를 크게 인쇄합니다.
지면 활용이 비효율적입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독자들도 있는데 부가정보를 위해 비싼 지면을 낭비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2. 작은 QR코드를 인식할 수 있는 앱을 개발(용역)하여 배포합니다.
가능성은 있지만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이미 네이버,다음 같은 포털 앱이 경쟁적으로 코드리더를 내장하고 있는데 조선일보만을 위해 별도의 코드리더앱을 설치하려고 하지는 않을테니까요.


무엇이 문제인가?

지면에 담지 못하는 멀티미디어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보다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면 매 기사마다 QR코드를 달려고 하는 것 자체가 좋은 접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3. 

 보다 좋은 방법은 신문 모바일 홈페이지에 오늘의 멀티미디어 목차를 담은 섹션을 추가하는 것입니다. 하나의 기사 정보만 보면 모르겠지만, 매 기사마다 카메라로 비춰서 페이지 이동하는 pogo-sticking은 귀찮거든요. 오늘의 멀티미디어 목차 페이지로 이동하는 QR코드 하나만 일면에 넣어 두면 되고요. 자주 이용한다면 매번 카메라를 비추는 번거러운 동작을 하지 않고 그냥 북마크를 해두면 되고요. 

 기사마다 qr코드를 박는게 과시용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독자에게 좋은 사용경험을 제공하지는 못합니다. 지면에 qr코드 인덱스를 만들면서도 온라인에 인덱스를 만들지 않은 걸 보면 내부적인 실행상의 문제가 있었던건지 매체 특성 상 사고가 유연하지 못해서인지 궁금합니다.







예전에 지면에 동영상보기 알림이 인쇄되어 있는 사진이 트위터 올라와서 해리포터 마법 신문이냐고 조소 섞인 트윗이 돌았는데요. 하지만 쓸데없는 QR코드를 달게 아니라 멀티미디어 인덱스 페이지를 만들고 이렇게 관련 동영상이 있다고 알려주는게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당시에도 역시 모바일 페이지에는 별도의 멀티미디어 기사 인덱스는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도서의 참고자료 QR코드
 
제가 팔로윙하는 다음 모바일의 김지현님이 쓰신 책 "모바일 이노베이션"에는 70여개의 QR코드가 포함되어 있다고 화제가 되었습니다. 물론 책에 주석으로 full URL을 인쇄해 두는 것보다야 낫지만 이거 정말 나쁜 UX 입니다 :) 책의 참고 자료를 보려면 70번이나 폰을 들어 카메라 포커스를 맞춰줘야 한다니 끔찍합니다. 책에서도 참고자료 마다 QR코드를 꾸역꾸역 달아 두는 것보다는 참고자료 인덱스 페이지를 만들어서 제공하는 것이 좋습니다. 책의 UX 향상을 위해서 출판 기획사들이 온라인 참고문헌,자료 인덱스 페이지를 함께 제공해주었으면 합니다. 참고문헌을 온라인 구매 사이트와 링크시켜 놓으면 독자가 추가 정보를 얻기도 편리하고 그로 인해 도서 구매량도 늘어날 수 있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자기 출판사 책이 아니라도 전체 도서시장을 키우도록요). 혹시 책을 낼 계획이 있는 분은 꼭 출판사에 요청해주세요.




정리하면

스마트폰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QR코드가 일상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폰의 작은 키보드에서 URL을 입력하는 것보다야 편리하긴 하지만 qr코드를 인식하는 과정 자체도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여러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면 개별 qr코드 보다는 인덱스를 사용하는 패턴을 사용하는게 좋겠습니다. qr코드가 만능의 해결은 아닙니다. 오프라인에서 쉽게 온라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좀 더 고민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