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리그, 우울한 ISO UI 표준 – ISO 13407 & ISO 9241의 역사

2011. 7. 31. 22:40UX 가벼운 이야기
이 재용

그리 쉽지는 않지만, UI 디자이너에게 표준을 지키는 일은 중요하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이미 따르는 표준이라면 그 중요성은 배가된다. 이해를 돕기 위하여 4회에 걸쳐서 Mac OS 표준, Windows OS 표준, 그리고 ISO(International Standard Organization) 표준의 역사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한다.

1. 사용자의 80%만을 위해 디자인하라 - Apple Human Interface Guidelines의 역사
2. 마침내 혼란을 극복한 Windows7 - Windows User Experience Interaction Guidelines의 역사
3. 그들만의 리그, 우울한 ISO UI 표준 – ISO 13407 & ISO 9241의 역사
4. 왜 어떤 가이드라인은 실패하는가? -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


3. 그들만의 리그, 우울한 ISO UI 표준 – ISO 13407 & ISO 9241의 역사
많은 종류의 표준을 만들어내고 있는 국제 표준화 기구(ISO)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국제 기구로 많은 UI 국제 표준도 만들어 낸다. UI 관련 표준은 여러개가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1997년에 발표된 ISO 9241이다.

ISO 9241 (1997)

ISO 9241은 전산 장비 등의 소프트웨어/하드웨어에서 Ergonomics 측면으로 필요한 부분을 정의하고 있다.
이들 중에서 특히 소프트웨어 파트는 ISO-9241-10 에서부터 ISO-9241-17까지인데,

* Principles for human-computer dialogues (ISO 9241-10)
* The relevance of the context of use (users, tasks, environment) and the definition of usability in terms of effectiveness, efficiency and satisfaction (ISO 9241-11)
* Characteristics of presented information and recommendations for the presentation of information (ISO 9241-12)
* Recommendations for user guidance; these apply to all dialogue techniques (ISO 9241-13)
* Recommendations for the usage of dialogue techniques (Menu, Command, Direct Manipulation, Form-Filling) (ISO 9241-14 to ISO 9241-17)

이렇게 요약해 볼 수 있다. (출처 ISO9241 2001년판)

예를 들어, ISO 9241-11 (1998년판,사진)에서는 ‘사용성’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Usability: Extent to which a product can be used by specified users to achieve specified goals with effectiveness, efficiency and satisfaction in a specified context of use.

만약 누군가 ‘사용성’에 대해 국제적으로, 학술적으로 매우 정확하게 언급하고 싶다면 위의 정의를 반드시 기억하고 인용해야할 것이다. 특히 초보 UI 디자이너라면, 위 정의 문장의 한 단어 한 단어를 곱씹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미 수십년 전의 정의에서조차도 ‘Usability’를 정의할 때, 반드시 ‘specified context’와 ‘specified users’에 따른 ‘specified goals’를 지정한다. (문서는 계속하여 저 정의에 사용된 모든 단어를 다시 하나씩 정의해 나간다)

ISO 9241 초기 시리즈를 다 읽을 수 없다면 10-17까지 모두를 총괄하는 ISO 9241-11을 꼭 읽어봐야 한다. (이 시리즈에 대한 요약과 각 파트의 역할에 관하여는 2001년 개정판에 매우 상세하게 나와있다)

이 시리즈 전체를 살펴보는 문서로는 User Focus의 David Travis가 2003년에 처음 쓴 Bluffers’ Guide to ISO 9241 (http://www.userfocus.co.uk/articles/ISO9241.html)가 있다.


ISO 13407 (1999)

ISO 13407은 1999년 6월 1일 발표(사진)되었다.
ISO 13407에서는 usability라든지 하는 주요 용어의 정의를 모두 ISO 9241-11로부터 가져오고 있다. 이 문서에서는 크게 4가지를 제시한다.

4. Human-Centered Design Process를 적용해야 하는 이유
5. Human-Centered Design의 원칙
6. Human-Centered Design 계획법
7. Human-Centered Design 활동들(activities)

Human-centered process를 적용해야하는 이유는 그것이 쉽고, 비용이 덜 들고, 사용자에게 만족감과 생산성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반적인 Human-centered design 원칙을 제시하고 있는데, 가장 핵심적인 것으로, a) 사용자의 참여 혹은 사용자와 작업에 대한 명확한 이해 b) 사용자와 기술에 대한 균형 c)디자인 해법의 반복적용 d)여러 분야의 참여 이렇게 4가지를 들고 있다.

아울러, 프로젝트 계획법에 대해 설명하고, 각 단계에서 어떤 일을 해야하는가(Human-centered design activities)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한다.
a) 먼저 사용 환경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한정하고 이를 잘 이해하는 활동
b) 사용자와 문제를 해결하려는 주체를 특정하는 일
c) 디자인 해법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그리고 d)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ISO 9241-210 (2010)

작년에 ISO에서는 ISO 13407을 폐기하고 그 대신 ISO 9241-210(사진)을 발표하였다.

이 문서에서 정의하는 'user experience' 란 이렇다.
"person's perceptions and responses resulting from the use and/or anticipated use of a product, system or service"

물론 여기에 추가하여, 사용자의 감정,신념등과 연결되어 있으며, 브랜드에서부터 성능까지 많은 부분이 관여된다는 노트를 1,2,3으로 나누어 붙여 설명하고 있다.

13407을 계승하여 Human-centered design의 원칙을 6개로 확장하였는데,
a) The design is based upon an explicit understanding of users, tasks and environments.
b) Users are involved throughout design and development.
c) The design is driven and refined by user-centered evaluation.
d) The process is iterative.
e) The design addresses the whole user experience.
f) The design team includes multidisciplinary skills and perspectives.
이렇게 좀 더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먼저 가장 기초적으로 이해해야하는 것이, 사용자, 그리고 목표나 할 일(task) 마지막으로 환경 혹은 context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이 이 세 가지는 사람에 따라 여러가지 다른 말로 표현될 수 있겠으나 누구라도 중요하게 꼽는 세 가지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에서는 사용자의 ‘참여’를 전제로 하는데 반드시 진짜 사용자가 매 디자인 과정마다 참여해야한다는 뜻이라기 보단, 모든 과정에서 사용자를 고민해야한다는 뜻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 (실제 참여는 프로젝트마다 다르다고 써있다) 이런 식으로 6개의 원칙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e)에서 전체 experience를 강조한다.
그 후에 문서에서는 전형적인 Human-Centered Design Process에 대해서 설명한 뒤, 지속 가능성에 대하여 짧게 언급한 뒤 결론을 맺는다.

왜 널리 활용되고 있지 않을까?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에 있어서 표준이 중요한데 왜 ISO 규정들은 널리 활용되지 않을까? 그건 아마 문서가 너무 많고 비싸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 소개한 것 말고도 UI 관련 백여개의 ISO가 있다.
예를 들어 ISO 9241이 다른 파트도 많은데, part 151에서는 사용하기 쉬운 웹사이트란 어떤 것이가에 대해 정의하고 있고, ISO 15938 Information technology -- Multimedia content description interface, ISO/TR 16982:2002, Ergonomics of human-system interaction,  Usability methods supporting human-centered design 등 다른 시리즈의 문서들도 많다.
자세한 것은 David Travis의 Guide 참고바란다. (http://www.userfocus.co.uk/articles/ISO9241.html 9파운드에 판매하는데, 내용을 미리 좀 보고 싶으면 샘플페이지와 2005년도 판을 참고하면 된다.) 이렇게 많은 걸 언제 다 본단 말인가?

ISO가 보급이 더딘 또 다른 이유는 너무 비싸기 때문인 것 같다. 예를 들어 ISO 9241-210 (즉 하나의 파트) 가격이 16만원이 넘는다. 몇 개만 둘러보려해도 수백만원이 금방 넘는다. 이러한 국제 기구 운영 예산의 상당 부분이 표준 문서 판매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은데, 널리 퍼트려야할 표준 문서를 이렇게 비싸게 판매한다는 것은 명백한 자기 모순이기 때문이다. ISO에 참여하는 회원 협회들의 자국 정부 지원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ISO구입은 ISO(http://www.iso.org/) 혹은 한국표준협회(http://www.kssn.net/)에서 할 수 있다.


결론
ISO의 여러 부당함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ISO의 권위는 무시할 수 없는 것이고, 누군가 표준적인 정의에서 출발하고 싶다면, ISO를 찾아보지 않을 수 없다. 또한 UI를 공부하는 사람들이라면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짧은 문장으로 정의하고자 수많은 시간과 토론을 거듭한 이 문서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 소개한 여러 문서 중에서 딱 하나만 읽을 시간이 있다면 당연히 ISO 9241-210을 읽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글을 쓰는데 도움을 주신 연세대 권오성 교수께 감사드린다.

다음 글에서는 "4. 왜 어떤 가이드라인은 실패하는가? –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에 대해 살펴본다.

[참고##가이드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