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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에 해당되는 글 136건

  1. 2014.11.04 [독후감] 애자일 UX 디자인 by 이 재용
  2. 2014.10.28 [독후감] 디자이노베이션 Design-Driven Innovation by 이 재용
  3. 2014.10.23 마음을 생각하는 디자인 - 심리학으로 바라보는 UI 가이드라인 by 정 유리
  4. 2014.10.21 [독후감] 마음을 생각하는 디자인 by 이 재용
  5. 2014.10.02 단 하루의 기적, 카붐! by 이 재용
  6. 2014.07.09 스마트 조명 LIFX와 스노우피크의 Hozuki, 그리고 IoT 조금 by Sungi Kim
  7. 2014.06.11 [디자인 역사 산책 5] 일본 디자인의 역사와 디자이너들 by 문한별
  8. 2014.05.13 [독후감]컬처코드 by 이 재용
  9. 2014.05.08 [디자인 역사 산책 4] 이탈리아 디자인의 역사와 인본주의 by KAHYUN.
  10. 2014.04.11 [디자인 역사 산책 3] 1930년대 식민지 근대 공간과 이상의 시 by yang.yang
2014.11.04 01:00

[독후감] 애자일 UX 디자인

애자일 UX 디자인
지속적인 린 방식의 애자일 프로젝트 성공 가이드
린지 래트클리프,마크 맥닐 지음/ 최가인 옮김
Agile Experience Design: A Digital Designer's Guide to Agile, Lean, and Continuous 2011

사실 알고보면 디자인 프로세스라는 것이 원래 디자인 사고(디자인 씽킹)이고, 린하고 애자일하다. 그러나 워낙 폭포수 방법(Waterfall Process)에 익숙하다보니 그것이 아닌 곳으로 디자인이 들어가면 당황하게 마련이다.

피엑스디에서도 2011년부터 애자일 UX 디자인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고(Agile과 UCD) 그 뒤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Lean UX에 대한 스터디, Lean UX Lab. 설립, 내부 Lean 프로젝트 구동, 스타트업과의 Lean 방식 협업 등을 통해서 계속 경험을 축적하고 있으나, 여전히 낯설고 어려운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Lean UX에 대한 책도 수 차례 이 블로그를 통해 공유했지만, 그 근간이 되는 Agile UX에 대한 안내는 그리 많지 않았는데, 2011년에 나온 애자일 UX 디자인이라는 책을 최근에 읽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1부에서 애자일을 소개한다. 그리고 UX 디자인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이해를 돕는다. 2부에서는 프로젝트 절차에 따라 하나씩 설명하고, 맨 마지막에는 이 방법 과정에 사용되는 다양한 도구들을 실었다. 물론 최근 책이니만큼 애자일에 린 UX 개념을 섞어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디자인 과정은 대형 디자인 대행사, 유형의 제품, 그리고 마감 시간으로 대표되는 낡은 인쇄술의 세상에 갇혀 있다. 최악의 경우, 자기중심적 엘리트주의와 집단 사고방식의 세계일 수도 있다. '디자인'이야말로 재디자인할 필요가 있다.p24
흠... 사실 무얼 말하려는지 대충은 알겠는데 정확히 이해가 안 가서 영어를 찾아봤다.

The design process is stuck in the old world of print: a super conglomerate agency, tangible artefacts, and deadlines. At its worst, it can be a world of ego-driven elitism and tribal mentality. Design needs to be redesigned.

약간 의역을 해 보자면, 

디자인 프로세스는 인쇄물을 디자인하던 시절에 갖혀 있다. 유명 에이전시에 맡기고, 특정한 날짜까지 고정된 형태의 결과물을 받는 방식 말이다. 나쁘게 말하면 자기들만 잘났다는 집단적 엘리트 주의에 빠져 있는 것이다. '디자인'이야말로, 다시 디자인해야 한다.

그러나 시대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제품/서비스를 낼 수 있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애자일 방식의 개발이 필요해졌고, 이에 따라 디자이너의 태도도 바뀌어야만 한다. 통합적, 협력적이고 고객, 비즈니스, 기술적인 요구 사항을 더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디자이너가 필요하다. (p29) 한 번에 멋진 디자인을 짜잔 하고 보여주는 것 보다는, 반복적으로 조금씩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말은 쉽지만 실제 디자이너가 이런 일을 감내하기는 어려웠다. 여러가지 현실적인 저항이 있지만, 피엑스디의 경험을 보면, 기존의 프로젝트에서는 탄탄한 리서치와 논리를 배경으로 고객을 설득할 수 있는 프레임웍을 그리고, 많은 인원이 최소 한 달 이상 디자인 시안을 반복하여 산출한 뒤, 고객에게 가장 엄선된 디자인을 보여 주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보니, 어떤 디자이너들은 팀 내부에서조차 미완성된 디자인을 보여주기 싫으니까 "조금만 더 다듬고 보여드릴께요"라고 하기도 했다.

사실 디자이너들이 이런 태도를 갖는데는 이유가 있었다. 조금이라도 부족한 부분이 남아있는 디자인을 보여주면, 대개 디자인 전공이 아닌 고객들은 이 디자인이 어떻게 발전할지 모르니까, 우리가 생략한 부분에 대해 지적을 한다. 그걸 구구절절이 설명하려면 피곤하니까, 군소리 안 나오도록 완벽한 디자인만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애자일 혹은 Lean UX 과정에서는, 고객에게 하루 이틀 동안 그린 UI 와 GUI를 보여 주어야 한다. 애자일을 완전히 체화하지 못 한 상황에서는, "아니 이렇게 디자인이 횡할 수가?"라는 생각이 들고 실망한 고객의 얼굴을 본 우리 디자이너들도 창피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더군다나 피엑스디가 갖고 있는 최고의 무기인 '사용자는 이렇다'라는 것에 대해 확신도 없는 상태니까, 결국 목소리 큰 사람 의견에 휘둘리게 된다.

따라서 언제나 Lean 이나 Agile에서 디자이너의 태도에 대해 언급하지만 실제 디자이너가 해 보면 정말 피하고 싶은 프로세스로 느껴질 수도 있다. 결국 방법은 정말 다 같이 한 팀이 되어 함께 고민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이런 디자이너의 현실적인 고민에 대해 많이 설명해 놓고 있다.

나는 디자이너인데 왜 신경 써야 해?
라는 질문에 대해 하나의 챕터를 할애하고 있으니 꼭 읽어 보아야 겠다. 

굉장히 많은 아이디어와 생각들, 방법들이나 상황, 사례를 다루고 있는 점은 이 책의 최대 장점이자 최대 단점이다. 많은 사례가 생생하게 도움이 되기도 하는데, 반면 책이 굉장히 어수선하다. 프로세스에 맞춰 체계를 잡아 썼기 때문에 목차만 보면 굉장히 짜임새가 있는데, 개별 내용을 읽어 보면 많이 혼란스럽다.

애자일을 모르는 디자이너를 위해 설명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애자일의 핵심을 이해하기에는 부족하다. 따라서, 애자일 방법론,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 린 UX (Lean UX), 서비스 디자인 등은 각각을 따로 공부한 후 이 책을 읽는 것이 좋다.

책이 어수선한데는 사실 번역도 한 몫하고 있다. 되도록이면 우리말로 순화하려는 노력은 높이 사지만, 그로 인해 생기는 혼란이 너무 많다. 애자일/Lean UX의 기본 용어를 모두 알고 있는 상태에서도 혼란스러운데 모르는 사람들은 더 혼란스러울 것 같다.

용어에 대한 몇 가지 추가 생각


이 외에도 자세한 그림을 통한 설명 등 장점도 많고 단점도 많은 책이다. 하지만 Agile UX에 대한 책이 많지 않아서 읽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어쨌든 Agile 프로세스는 개발자나 디자이너나 아직까지 저항이 심하지만, 어쩌면 피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인하우스와 스타트업 디자이너들이 모두 Agile이나 Lean으로 옮겨 가 버리고 나면, Waterfall 밖에 할 줄 모르는 에이전시 디자이너들은 그대로 화석이나 유물이 되어 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

[참고##Lean 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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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8 01:00

[독후감] 디자이노베이션 Design-Driven Innovation

창조적 혁신 전략 디자이노베이션
Design-driven innovation : changing the rules of competition
로베르토 베르간티 Roberto Verganti

이 책은 어떻게 하면 디자인을 중심으로 회사를 혁신할까에 대한 경영 서적이다. 이러한 급진적 혁신 전략은 '디자인 중심 혁신(Design-Driven Innovation)'이라고 부르며, 사용자 중심 혁신과 비교된다. 기술 중심 혁신이 기술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처럼 디자인 중심 혁신은 디자인 가치를 만들어 내는 일을 가장 우선시하는 혁신 가치의 프로세스를 의미한다. (p009)

저자인 로베르토 베르간티는 이탈리아 밀라노 폴리테크니코의 혁신경영 전공 교수로서 글로벌 기업의 자문 역할을 수행하면서 기업들이 하게되는 혁신 프로세스와 도전에 대해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특히 이탈리아 기업 사례(알레시 등)를 중심으로 이 책을 작성하였다.


디자인 중심 혁신이란?
사람들은 '물건'을 구매하기 보다는 '의미(Meaning:존재적 가치)'를 구매하며 실용성, 목적성과 함께 감정적, 심리적, 그리고 사회문화적인 이유로 물건을 구매하기 때문에 디자인 중심 혁신 전략이 중요하다. p026

저자는 변화에 있어서 기술이 발전하는 축과 그것이 갖고 있는 의미를 발전시키는 축, 이렇게 두 가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아래 그림 참고 p028) 기술 발전 축에서 급진적 변화는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며, 의미를 통해 급진적 변화를 이루는 것은 '디자인 중심'이라고 표현한다. 일반적으로 사용자를 관찰하여 얻는 변화는 시장 중심(혹은 사용자 중심)이라면서 점진적 변화를 이끌어 낼 뿐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애플이나 알레시 같은 디자인 혁신 기업은 사용자 조사를 하지 않고, 최고 경영자와 디자이너의 직관에 의해 사용자들의 기대를 뛰어 넘는 급진적 혁신을 이룬다는 말이다.

여기에서 '의미'란 닌텐도 Wii에서 콘솔 게임의 의미를 '활동적인 신체 오락'이라는 개념으로 바꾼 것, 아이팟이 아이튠즈를 통해서 음악을 사고, 발견하는 체계를 바꾼 것, 홀푸드 마켓이 '건강한 자연식품의 의미'를 자연스러운 즐거움으로 제안한 것 등이다. (p029-030)

그렇다면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디자인을 무엇이라 정의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따라서 저자는 디자인 이론가인 에치오 만치니에게 디자인의 정의에 대해 물었더니,
그는 필자에게 디자인 역사책을 읽으라고 권유했다.p059
사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무릎을 탁 쳤는데, 우리가 갖고 있는 많은 개념들이 그렇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UX란 무엇인가? 얼마전 글에서도 주장했듯이, 아무리 벤다이어그램 비슷한 걸 그려놓고 이게 UX냐 아니냐 고민해 봐야 답이 안나온데, UX가 무엇인가를 알고 싶으면 역사를 알아야 한다. 왜 UX가 나왔는지 알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디자인도 그렇다. 그는 계속 이렇게 말한다.
경영학 역사를 공부하는 비즈니스 스쿨이 드물기에 경영학도였던 내게 이러한 권유는 낯설게 느껴졌지만 나중에 필자는 이것이 매우 현명한 충고였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손쉽고 단순한 답변만을 얻으려는 유혹을 떨치고 디자인 역사를 공부함으로써 디자인이 가지는 다양한 본성을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p059
그래서 그는 디자인의 역사에 대해 언급하면서 형태적인 아름다움의 추구에서 점차 '의미'를 찾는 디자인, 그리고 더 넓게 혁신 프로세스로서 디자인을 언급한다.
자주 인용되는 현대의 디자인에 대한 개념은 허버트 사이먼(Herbert Simon)의 한마디가 이를 잘 대변해 준다.
디자이너란 현재 상태를 기업이 원하는 또는 대중이 선호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키고자 행동의 원칙을 고안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은 문제 해결의 도구 입니다.p063
여기에서 그는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 디자인 씽킹)에 관한 논쟁으로 연결시키면서, 결국 디자인은 사물에 의미를 불어 넣는 것이라고 말한다.p065


사용자 중심 혁신을 잊어라
그는 이렇게 말한다. '급진적이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사용자 중심 혁신을 잊어라'
따라서 이런 의미를 제시하는 것은 기업의 몫이다. 사용자 조사나 포커스 그룹에 의존하기 보다는 사용자들로부터 의미를 찾고 부여하는 것이 중요한데, 따라서 알레시는 사용자를 예술 작품의 '관객'으로 표현한다. p106 뱅앤올룹슨 역시 사용자를 오케스트라의 관객이라고 표현한다.
이렇게 급진적인 혁신을 이루려면 기술과 디자인이 합쳐져 기술의 재발견이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p123 그림)


디자인 중심 혁신의 방법
이러한 디자인 혁신에서는 사용자를 둘러싼 다양한 관점을 가진 관계자들(인터프리터, p214)의 네트웍을 구성해 이들이 디자인 담론(Design Discourse)을 만들어 내는 리서치 프로세스를 활용하라고 한다. (p216) 인터프리터들은 사회 의미를 탐구하고 생산에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예술가, 문화단체,사회학자나 인류학자, 마케터, 매체 등이며 문화와 의미의 탐구가 그들의 핵심 역할이다. p217

이러한 인터프리터들을 활용하여 (1)수집하기 (2) 해석하기 (3) 공유하기 등의 행동을 통하여(p238) 디자인 담론을 형성해 나간다고 한다. 특히 디자인 담론 프로세스는 기존의 사용자 중심 접근 프로세스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데, 
첫 번째, 신속한 브레인스토밍 보다는 깊이 있는 연구를 추구한다. 일회적 창의성보다는 일상의 의미를 심도있게 개발한다.
두 번째, 관찰보다 참여가 중심이다. 새로운 의미를 생산하고 지배적인 문화 패러다임을 수정한다.
세 번째, 사용자 중심 방법의 경우 특정 수단이나 단계적 프로세스가 중요한 반면, 디자인 담론 프로세스는 관계 형성과 유지 능력에 기반을 두는 특징이 다르다.

수집하기
저자는 인터프리터 그룹의 사례로 1980년대 건축가 에톨 소트사스(Ettore Sottsass)가 구성했던 멤피스 그룹을 언급한다. 1960년대 올레베티(Olivetti)의 유명한 발렌타인 타자기를 디자인했던 소트사스의 멤피스 그룹은 새로운 사회적 상황에 대응한 다양하고 실험적인 공예품들을 선보였다. 저자는 이들의 연구 결과로 탄생한 포스트 모더니즘이 아르테미데와 알레시 같은 기업들이 혁신적인 소비 시장을 이끌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고 주장한다.p264

이러한 그룹을 기업이 지원/육성하고 그 성과를 활용하는 사례는, 1990년대부터 우리 나라 전자 회사들이 지속적으로 인문/사회/예술 분야의 혁신 연구소를 만들었다 실패하고, 만들었다 실패하는 반복적인 실패 사례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우리 나라 대기업들의 사례는, 이런 인문/사회학자들이 안정적으로 깊이있게 연구하고 반복적으로 실험을 통해 (내부적인 실험이 아니라 대중적이고 공개적인 실험) 지배적인 패러다임에 "도전"하면서 강한 개인적 비전을 갖는 과정을 통해 혁신을 만든 이탈리아 사례와 매우 강하게 비교된다. 우리 나라 대기업들은 항상 내부에 폐쇄적인 연구소를 만들고 그들 입맛에 맞는 결과를 뽑아 내는 것을 목표로 하였기 때문에 실패한 것 아닐까? (p266 표 참고) 그렇게 기업 내부에 두면 처음엔 '여유있게'하지만 1-2년만 지나도 성과를 내야한다는 초조감에 사로잡히는 반면, 기업 외부의 네트웍을 후원하면 훨씬 더 여유있게, 그리고 깊이있게 패러다임 형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래 표를 비교해 보면 더 쉽게 이해가 된다. 오른쪽의 창의적 그룹이 대개 기업의 단기적 콜레보레이션이나 에이전시 외주, 혹은 기업내 인문 사회 연구소에 해당된다)

  혁신 연구집단 창의적 그룹
결과  제안과 비전/프레임워크 답변/아이디어
프로세스 깊이/연구와 실험 속도감/브레인스토밍
팀 혹은 모임의 원동력 통합 발산
자산 지식/전문가/관계 방법론/초보자/프로세스 
품질 측정 비전의 확고함/사회 비전의 영향력 아이디어의 다양성/문제 해결책
사회 비전 강한 개인적 비전 문화적인 중립성
사회문화적 패러다임에 대한 태도 지배적인 패러다임에 대한 도전 현존하는 패러다임과 어울림

연출하기
알레시가 1985년에 출시하여 지금까지도 인기있는 케틀 9093 주전자는 1970년대 초반부터 시작되었고, 1979년 공식적으로 공표되었던 알레시의 차와 커피 광장 프로젝트의 연구 결과물 중 하나이다.(p304) 물이 끓을 때 나는 날카로운 신호음과는 달리 새의 휘파람 소리가 기분 좋은 경험을 선사해 주었다. 디자이너 그레이브스는 소비재를 디자인해 본 경험이 없는, 형이상학적 표현양식이 반영된 포스트모던 빌딩을 디자인하던 미국 건축가였다. 
알레시는 이 즈음 멤피스 그룹을 후원했고, 11명의 건축가들에게 포스트모던 건축 표현 양식을 부여한 차와 커피 서비스에 관한 제품들을 디자인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11명의 건축가들은 각각 독립적으로 3년간 각자의 작업 시간을 가졌다. 이후 다음 단계로 99개의 디자인 콘셉을 한정판으로 만들어 각각 2만5천달라에 판매하면서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과 각국의 최고급 백화점에서 프로젝트 전시를 가졌다. 

공개하기
이러한 문화적 원형(Cultural Prototype)들을 다시 소통 시킨다. 책을 발간하고, 기사를 작성하고, 대중들에게 퍼트리면서 새로운 문화적 사조를 대중들에게 알린다. 필립스는 '디자인에 의한 새로운 가치(New Value by Design)'라는 웹매거진을 분기마다 발간하여 그들의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결론
책의 마지막 부분은 어떻게 기업이 디자인 중심 연구소를 만들 수 있는지, 그리고 최고 경영자는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최고 경영자가 디자인 담론의 방향을 정하고 프로젝트를 촉발시키는 역할을 해야하며, 이러한 인터프리터들과 관계를 형성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며, 최종적으로 이러한 해결책을 선택하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기술하는데... 이렇게 할 수 있는 최고 경영자라면 뭘 어떻게 해도 디자인 중심으로 성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다.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인문학 중심'이니 '디자인 중심'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혹은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 공감, 그리고 융합에 의한 혁신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기업이 어떻게 하면 되는지, 혹은 지금까지 비슷한 시도를 많이 했는데 왜 계속 실패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별로 들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이 책이 (주장하는 것에 대해 동의할 수 있는 부분도, 없는 부분도 많지만, 그래도) 적어도 무언가 해결의 한 줄기 빛을 준 것은 틀림없다. 아니 적어도 지금까지 우리가 왜 실패했는지는 분명해진다.
[참고##방법론##] [참고##디자인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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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3 01:00

마음을 생각하는 디자인 - 심리학으로 바라보는 UI 가이드라인

앞서 게재된 이재용님의 글(http://story.pxd.co.kr/949)에서 UI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때의 고려사항 몇 가지를 짚었습니다. 그 중 '가이드라인이 나온 인지적/심리적 배경을 이해한다.' 라는 내용은, 가이드라인이 나오게 된 근본적인 이유를 인간의 심리적 측면에서 이해해야 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와 관련해 책에 언급된 내용 몇 가지와 제가 느낀점들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마음을 생각하는 디자인'에서 더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으니 더 많은 예시는 책을 읽어보시면 되겠습니다.

UI 디자인을 하면서 들었던 조언 중 하나는, 잘 만들어진 여러 UI 가이드라인 문서를 통해 인터페이스 기본 원칙, 컴포넌트의 종류와 패턴 등에 대한 기본기를 다지라는 말이었습니다.
업무상 UI 가이드라인을 작성하고 있는 요즘은 그 중요성을 더 크게 느끼고 있으며, 이재용님의 글을 읽으면서 가이드라인이 가지는 한계점이나 이를 잘 적용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도 공감가는 부분이 매우 많았습니다.

한편, 정작 UI 가이드라인을 작성하면서는 무의식적으로 '이런 원칙은 원래부터 써왔던 것이니까 언급해야 한다.', '당연히 이렇게 디자인하는 것이 더 좋으니까 다들 이렇게 쓰는 것일거다.' 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떠올랐습니다. 그 가이드라인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망각하고, 가이드라인이라는 문서에만 매몰된 상태로 내용을 작성하고 있었던 것이죠. 그것이 오랫동안 지켜져 온 법칙이였더라도, ‘왜 사용자를 위한 인터페이스 디자인 원칙이 그래야만 하는지’에 대해서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지각 심리학, 인지 심리학, 신경 생리학적 이론 등을 바탕으로 이유를 설명합니다.
즉, 인간 행동의 이유를 인체 생리 구조로부터 접근하여, 표면적으로 드러난 부분보다는 실제 인간의 뇌와 신경계에서 어떤 처리 과정이 일어나는지로 이해하려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1. 인간 지각과정의 편향 가능성을 예측하기

(참고 : Chapter 1. 우리는 기대하는 대로 지각한다.)

책의 첫 번째 챕터에서는 인간의 지각이 다양한 요인에 영향받을 수 있음을 설명합니다.
실제 인간의 지각 과정은 자극이 전기 신호로 바뀌어 이를 인지하는 경험에 이르기까지 여러 단계로 진행됩니다. 처리가 아주 빠르고 의식하지 못 하는 뇌의 영역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실제로 각 단계를 밟는다는 경험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림: E. Bruce Goldstein. Sensationand Perception. 8th edition, 2009)
인간에게 사물은 모두 위와 같은 과정을 통해 인지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디자인 한 인터페이스 상의 여러 자극들 또한 사용자는 위와 같은 과정으로 지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인간은 인지적으로 보다 복잡한 존재라서, 우리가 디자인한 바 대로 사용자가 경험할 수 있도록 하려면, 또는 사용자가 기대하는 바를 잘 녹여서 디자인 하고 싶다면 이런 과정에 대한 이해와 함께 지각의 편향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어떤 요인에 의해 지각 과정상에서 편향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예측하고, 그로 인해 사용자가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예상해 본 후 언급이 필요한 규칙은 UI 가이드라인에서 규정해 주어야 합니다.
책에서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인간의 지각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1p~12p)

1) 지각은 경험에 따라 편향된다
사용자는 종종 유심히 살펴보지 않고 버튼이나 링크를 누르곤 합니다. 화면에 나타난 내용에 대한 사용자들의 지각은 실제로 화면에 제시된 내용보다는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유발된 기대에 따라 더 많은 영향을 받게 됩니다. 또한, 만약 우리가 무언가를 찾고자 하는데 그 대상이 평소와 다른 위치에 있거나 평소와 다르게 보인다면 이를 놓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의 경험으로 인해 기대되는 장소에서 기대되는 모양을 찾도록 우리의 지각이 조율되기 때문입니다.

2) 지각은 맥락에 따라 편향된다
시지각은 상향식 처리과정(bottom-up processing) 뿐만 아니라 하향식 처리과정(top-down processing)도 개입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알파벳이 어떤 단어 안에 들어 있는지에 따라 우리가 해당 알파벳을 어떻게 지각할지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맥락은 주변 사물이나 현재 발생하는 사건, 과거의 기억 재활성화까지도 포함합니다.
-상향식 처리(bottom-up processing): 눈에 보이는 자극을 우선으로 지각하는 처리 과정
-하향식 처리(top-down processing): 지식, 경험, 목표 등을 바탕으로 자극을 지각하는 처리과정
-위키피디아 : Top-down and bottom-up design > Neuroscience and psychology

3) 지각은 목표에 따라 편향된다
미래에 대한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 사물들은 지각에 도달하기 전에 차단되곤 하는데, 이런 것들은 의식의 영역까지 도달하지 못합니다. 목표와 전략은 우리가 어디를 볼지에 영향을 주고, 특정한 자극에 더 민감하게 지각하도록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지각 과정에서 인간의 의식 구조가 다양한 방식으로 편향될 수 있으므로 디자이너가 사용자의 경험과 사용 맥락, 사용목표를 잘 이해하고 디자인해야 합니다. 기본적인 이야기지만 가장 잊기 쉬운 이야기기도 합니다.

UI 가이드라인에서는 경험, 맥락, 목표 등을 고려하여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하도록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TV UI 가이드라인 서론에서는 TV를 보는 기본 환경이나 사용자 유형을 설명하는데 이것은 사용자가 어떤 환경, 어떤 맥락에서 TV 화면을 지각하게 되는지 이해하고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TV는 다른 디바이스에 비해 큰 디스플레이를 가지기 때문에 먼 거리에서 시청하는 환경적 특성을 가진다거나, 남녀노소 관계없이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시청하는 모습이 일반적이고, TV를 통해 가장 우선으로 얻고자 하는 가치는 컨텐츠를 통한 즐거움이 될 수 있다는 점들이 있습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인터페이스를 지각하는 방식이 달라지거나 사용 경험에 차이를 가질 수 있음을 이해하고, 그 배경에는 위와 같은 인간의 지각 원리가 있다는 점까지 함께 고려해 본다면 TV UI 가이드라인을 작성하거나 읽을 때 그 이해의 폭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2. 주변시와 안구운동을 이해하여 사용자의 주의를 끌기

(참고 : Chapter 6. 우리의 주변시는 빈약하다)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생각하는 부분은 우리의 시각 구조와 이와 연관된 신경체계의 구성인데요. 책에서는 이와 관련된 챕터에서 ‘흐린 색상의 정적인 물체가 주변시에 있을 때 왜 사람들은 이를 잘 인식하지 못할까’ 와 같은 질문을 통해 왜 우리는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자극을 동등하게 처리하지 않는가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시각체계의 특성을 이해하고 디자인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중심와와 주변시 – 73p

(그림: E. Bruce Goldstein. Sensationand Perception. 8th edition, 2009)
인간의 두 눈은 중심와(Fovea)와 주변시(Peripheral area)로 나뉘어져 있는데, 중심와는 전체 망막(Retina)의 약 0.01%정도만 차지하지만, 뇌의 시각 피질(Visual cortex)중 약 8-10% 정도는 중심와로부터 받은 정보를 처리하는 일에 쓰입니다. 중심와의 추상체는 시각 데이터를 처리하고 전송하는 시작 단계인 신경절 세포(ganglia neuron cells)와 1:1로 맵핑 되어 있습니다. 반대로 주변시에서는 1:다수와 연결됩니다. 이 때문에 주변시의 정보는 정보 전달 시 데이터가 압축 및 손실되며 중심와의 정보는 압축되지 않고 그대로 전송됩니다.

중심와에는 추상체만 존재하기 때문에 빛을 잘 탐지하지 못하는 대신 세밀한 것을 잘 볼 수 있으며 색상 구분력도 뛰어납니다. 반면에 주변시에는 추상체보다 간상체가 더 많아서 빛의 밝기에 민감하고 색상 구분에는 취약합니다. 또 주변시는 움직임 감지에도 탁월한데, 이는 인류가 진화하는 데 있어 식량을 찾아내고 맹수를 피하는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가를 기준으로 자연선택 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만약 주변시의 특정 지점에 흥미로운 무언가가 존재할 것이라고 기대할만한 어떠한 이유도 없고, 실제로 그 지점에서 우리의 주의를 끌만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상황이라면 결국 중심와가 그곳으로 아예 이동하지 않아서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추가로 다른 책에서 이야기하는 안구의 도약운동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중심와에 맺히는 상이 이와 같은 안구의 도약운동으로 선택되는데, 이 때 어떤 자극이 선택적 주의를 받을 수 있는가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선택적 주의를 이끄는 도약운동(Saccade)E. Bruce Goldstein. Sensation and Perception. 8th edition, 2009

(그림: E. Bruce Goldstein. Sensationand Perception. 8th edition, 2009)

우리 시선에서 선택적인 주의를 받는 장면은 안구의 도약운동(Saccade)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인 것입니다. 이 도약운동 시 초점이 멈추는 곳을 응시(Fixation)라 부르는 데, 이는 우리가 가진 목적, 지식, 장면의 특성 등 여러 요인에 따라 고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도약운동 시 하나의 응시점(Fixation)과 다른 응시점(Fixation) 사이에는 Suppression이 일어나기 때문에 움직이는 사이에 있는 장면은 정보처리가 불가능하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선택적인 주의를 받는 장면을 결정하는 요인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1) Stimulus salience : 색상, 대조, 방향 등이 현저히 눈에 띌 때 눈 운동을 이끌 수 있습니다. 밝기 차이, 색 대비가 크거나 지배적인 방향성을 가졌을 경우를 말합니다.
2) Knowledge about the scenes : 우리가 가진 배경지식이 현재 나타나는 장면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데 영향을 줍니다.
3) Nature of the observer's task : 내가 지금 하려는 과제가 무엇인지에 따라 눈 운동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이드라인에서도 위와 같은 시각 원리를 고려한 정책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UI의 Interaction을 정의해 주는 부분에서 예를 찾아보면, 사용자에게 경고나 알림을 제공하는 Notification rule에서는 사용자의 주의를 끌고 싶다면 충분히 주의를 끌 수 있는 요소를 사용하라고 합니다. 충분한 주의를 끌지 못하면 선택적 주의나 도약운동을 유도할 수 없고, 결국 사용자의 주변시에서 알림이 무시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빨간색과 같은 색상을 쓰도록 하는 이유도 주변시가 색상 구분에 취약하기 때문에 충분히 지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요. 움직임에 민감한 주변시를 이용한다면 화면의 좌우 모서리에서 움직임을 가진 알림을 제공하도록 하기도 합니다.
Fixation의 결정 요인 중 Stimulus salience의 원리를 통해서도 이 원칙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 시선에서 응시점을 가지려면, 자극이 현저히 눈에 띄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화면 안에 너무 많은 강조를 주어 응시점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게 해서도 안 되고, 반대로 강조된 부분이 없어서 모든 내용을 다 봐야만 하도록 해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주의란 결국, 인간은 제한된 정신적 자원을 가지기 때문에 목표에 부합하는 정보만을 효율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모든 감각정보를 다 받아들인다면 뇌는 과부하에 걸려 버릴지도 모릅니다.


글을 마치며

이 글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디자인 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UI 가이드라인을 다루는 많은 분들이 있지만, UX 디자이너에게는 UI 가이드라인을 학습하거나 직접 작성하기 전에, 심리학적 측면에서 사용자를 고려해 보고 가이드라인의 정책과 규정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보려는 시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한, 가이드라인이 ‘왜’ 이렇게 되어야만 하는지에 의문을 지속해서 품는 과정이 필요하며 그랬을 때 더 나은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참고##가이드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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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1 01:00

[독후감] 마음을 생각하는 디자인

마음을 생각하는 디자인
UI 디자인 규칙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가이드
Designing with the mind in mind
Simple guide to understanding user interface design rules
제프 존슨 Jeff Johnson

UI를 공부하다보면, 여러 가지 지켜야 할 규칙들을 접하게 되고, 그렇게 만들어진 규칙들을 모아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렇게 모인 규칙은 대개 '가이드라인'이라는 이름으로 디자이너들 사이에 공유된다. 처음에는 경험의 법칙에 가까워서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여러번 반복하여 실험해 보니까 이렇게 하는 것이 좋더라였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이유도 알게 되고 학자들마다 반복하여 정의하는 것들도 생기게 되었다.

애플의 기념비적인 휴먼 인터페이스 가이드라인을 시작으로 많은 회사들이 자기 회사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었고, 한국의 통신사와 제조 회사들도 한때 유행처럼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그러나,

사용자 인터페이스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일은 요리책을 따라 하는 것과는 다르게 그리 직관적이지 않습니다. 디자인 규칙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이야기하기보다는 달성되어야 하는 목표에 대해서 언급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가이드라인은 또한 응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상당히 일반화되어 있는 편인데, 이는 곧 가이드라인을 특정한 상황에 적용하고자 할 때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주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p.ix
대개 가이드라인은 목표를 높게 잡으면 뜬구름을 잡게 된다. (우리 회사의 UI는 쓰기 쉽고 사용하기 즐거워야 한다 류. 이런 당연한 말이 대체 어떤 가이드가 되는지...) 구체적이면 디자인의 창의성을 억누르고 옥죄는 반면, 추상적이면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이런 가이드라인들은 어김없이 서로 모순적인 내용이 반드시 들어 있는데, '합리적 인간'이라면 이런 모순적인 내용을 한 책에 담으면서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상하게만 느껴졌다.

따라서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가이드라인이 왜 나왔는지 이해하고, 선별하여 적용하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을 더 잘 이해하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면,

1. 우선 그 가이드라인이 나온 시대적/역사적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
2. 그 가이드라인이 나온 인지적 / 심리적 배경을 이해한다. 
3. 그 가이드라인이 다른 어떤 가이드라인과 충돌하는지 비교하고 찾아본다(반드시 충돌하는 것이 있다)
4. 그 가이드라인이 지켜지지 않아야 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고 토론해 본다.

이 책은 2번에 관한 것이다. 왜 이런 가이드라인이 나왔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설명하는데, 이는 처음 HCI 분야에 경험적 가이드라인(Rule of Thumb, Heuristic)이 나온 후, 인지심리학이나 신경학, 특히 뇌과학 등이 눈부시게 발전했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다.

예를 들어 왜 우리는 '일관성'을 지켜야 하는가? 이에 대한 설명은 '1장 우리는 기대한 대로 지각한다'에 잘 설명되어 있다. 그리고 이 장을 읽으면 더 이상 '일관성'은 초보 UI 디자이너들이 이해하듯이, 이것과 저것의 모양과 배치를 통일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일관성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깊숙히 사용자가 이루려는 '목표'에 연결되어 있다.

가이드라인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 이해를 깊이 있게 만들어 주고, UI에 처음 접근하는 사람들이라면 인지적 /심리적 배경과 가이드라인을 함께 이해하는 좋은 기회를 얻을 것이다. 이미 이런 쪽으로 많이 공부한 사람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그렇더라도 '서문'은 반드시 읽어 보길 권한다.

(번역도 상당히 잘된 편이다. 번역자 강규영씨의 블로그)

[참고##가이드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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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2 01:00

단 하루의 기적, 카붐!

단 하루의 기적, 카붐!
KaBoom, How one man built a movement to save play
대럴 해먼드 저. 2013

이 책은 대럴 해먼드가 아이들 놀이터를 만들어 주는 단체인 카붐을 만들게 된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반적인 관점에서의 독후감은 검색하면 많이 나올 것 같고, 이 글에서는 서비스 디자인 혹은 경험 디자인의 측면에서 남기고 싶은 메모를 적으려고 한다.

이 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라면,

놀이터를 짓는 것은 카붐이 아닙니다. 바로 여러분이죠. p231
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 카붐은 놀이터를 짓지 않는다!

요즘은 많이 달라졌지만(물론 지금도 여전히 이렇게 하기도 하지만) 대개의 자선 단체들은 기부금을 모아, 전문가를 활용해 멋진 놀이터를 지어주고 떠난다. 그렇게 만들어진 놀이터는 언론의 조명을 받고 사람들의 관심을 얻지만, 곧 빠르게 머리에서 잊혀진다. 멋진 선물을 좋아하긴 하지만 누구의 것도 아니므로, 누군가 애정과 권한을 가지고 관리를 할 수가 없다. 낙서를 해도 지우는 사람이 (혹은 내가 지울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놀이터를 지을 때는, 마을 사람들에게 건축 전문가들이 와서 그들을 위해 놀이터를 지어줄 거라고 설명했죠. 물론 마을 사람들은 그 공사에 참여하지 않았어요. 그들은 놀이터를 짓는 것과 관련해 결정권을 갖고 있지 않았어요. 놀이터를 디자인하는 데에도, 계획을 세우는 데에도, 실제로 짓는 데에도 참여하지 못했죠. 요즘 그 놀이터는 쓰레기 더미예요. 그러나 마을 사람들이 지은 놀이터, 그러니까 카붐의 놀이터는 잘 유지되고 있어요. p238


카붐은 놀이터를 짓는 대신, 두 가지를 디자인한다. 마을 공동체의 경험과 자원 봉사자들의 경험.

우선 마을 공동체는 이렇게 경험하도록 디자인한다.


1. 경쟁하게 한다.
마을 공동체가 적극적으로 원하지 않는데, 외부인의 시각에서 놀이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지어 준다면, 사람들은 '멋진 선물'이라고 생각하지, '우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책에는 이렇게 실패한 사례를 여러가지 제시한다 p162 벨파스트와 르완다,p171 스토더트 테라스) 따라서 놀이터를 계획하고 짓는 과정에서 마을 공동체가 마을의 문제를 공유하고, 서로 협력하고, 계획하고, 함께 만들어야 한다. 다른 마을에 비해 더 적극적으로 놀이터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므로서, 공짜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힘들여 얻은 것이라는 느낌을 가져야 한다.

2. 과정에서 마을의 문제를 논의하고, 협의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범죄율을 낮추고 아이들이 더 안전한 놀이를 하는 공간이 왜 필요한지 알게 한다. 때로는 누구나 절실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마을 사람들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저소득 마을 같은 경우). 때로는 누구도 왜 그게 필요하냐?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태풍 카트리나 피해지역에 다른 시설보다 놀이터를 먼저 짓자고 하는 경우에, 많은 사람들이 다른 급한 건물도 많은데 왜 놀이터를 먼저 지어야 하는지 의문을 품었다. 하지만 놀이터를 계획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희망을 배우고, 완성된 놀이터 (주변에서 부서지지않고 온전하게 있는 유일한 공간)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놀고 산책하면서 정신적인 치료를 받았다.
놀이터를 지으려면 몇 달에 걸쳐 계획을 세워야 한다. 계획을 세우는 주체는 그곳에 사는 주민이다. ...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사는 지역에 활용할 자원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 우리는 그들이 자신의 공동체가 가진 자원을 발견할수 있게 돕는다. ... 다시 말해 놀이터를 짓는 기술과 방법을 가르친다. p10

3. 놀이터 디자인은 마을 공동체, 특히 거기서 놀 아이들이 중심이 되어 디자인한다. 이를 '디자인 데이'라고 부른다. 자기들이 디자인하고 참여한 놀이터에 대한 주인 의식이 생기도록 한다.
놀이터가 완성된 후, 아이들은 '저건 내가 그렸어요. 이건 내 놀이터예요!'라고 말한다. p11
지역 공동체 전체가 놀이터 건설에 후원하도록 한다. 주변 아이스크림/도우넛 가게라든지, 슈퍼마켓 아저씨도 후원하게 한다. 이들은 놀이터에 대한 주인 의식이 생기고, 놀이터를 주변에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 된다.
볼트가 조금이라도 느슨해지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둘러 교체했다. 누군가 놀이터에 낙서를 하면 누군가 그것을 지웠다. p239



또 자원 봉사자들은 이렇게 경험하도록 디자인한다.


1. 단 하루만에 놀이터가 만들어진다!
물론 협의하고 준비하고, 자원 봉사자와 자금을 모으고, 계획을 세우고 하는 일은 최소 12주 이상 걸리는 일이다. 그러나 결정적인 날짜는 두 번인데, 하나는 디자인 데이(Design Day). 앞서 말한 것처럼 마을 공동체, 특히 놀이터를 사용할 아이들이 중심이 되어 디자인을 하는 날이다. 

그리고 또 하나 빌드 데이(Build Day). 이 날은 200명 이상의 자원 봉사자와 마을 주민들이 모여, 리더의 지시에 따라 역할을 나누어 새벽부터 저녁까지 단 하루만에 놀이터를 완성해 낸다.

원래 차근차근 지으면 대략 5일 정도가 걸렸다고 한다. 하지만 카붐은 오랜 기간의 연구와 연습을 거쳐, 이를 하루만에 이루어지도록 변경했다고 한다. 왜냐?

자원 봉사자들은 대개 하루 정도 시간을 내는데 5일짜리 공사의 첫 날에 온 사람들은 그다지 큰 성취감을 '시각적으로' 확인하지는 못 한다. 또 5일째 오는 사람들은 무언가 마무리만 하는 느낌이 되는데, 프로세스를 혁신해 (미리 많은 준비를 해 두어) 하루 만에 2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 만들면, 끝날 때 모든 사람들이 대단한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마을 사람들은 그 전부터 준비 과정에 참여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만든 다음 저녁에 완성된 놀이터를 보면(특히 자신이 디자인한 놀이터를 보면) 이 단체의 이름처럼 번쩍(카붐!)하면서 기적이 이루어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우리는 공사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에 함께하는 것이 자원봉사자의 인생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더없이 놀라운 마법과 같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침에 보았던 빈 공터가 그날 밤에는 멋진 놀이터로 바뀌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다. 건축회사는 하루 만에 공사를 끝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 우리는 공사 과정을 뒤집어서 계획하기로 했다. 만약 어떤 일이 있어도 하루만에 공사를 꼭 마쳐야 한다면 우리는 일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까? p102
2. 과정이 중요하다.
"왜 콘크리트 믹서기를 사용하지 않나요?" 이 질문에 카붐은 이렇게 대답한다. '놀이터를 짓는 경험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p230)' 몸이 더러워지며 함께 만들지 않으면 그곳에 놀이터는 생길지 모르지만 뜨거운 공동체 의식은 형성되지 않는다. 카붐이 놀이터를 세움으로써 얻고자 하는 것은 기계의 도움 없이 함께 일할 때 생기는 팀워크의 특별함을 체험하는 것이다.



카붐의 사명과 철학


결국 카붐은 놀이터를 설계하고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가 자신들이 원하는 놀이터를 설계하고 얻어 내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면서, 마을 공동체, 자원 봉사자, 후원 기업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역할을 함으로서, 더 오래가는 놀이터가 되도록 한다.
카붐이란 조직의 사명은 두 가지가 있다. 한 가지는 놀이터를 만드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지역 공동체의 변혁을 일으키는 것이다. 공동체의 진정한 변화는 하루 동안의 행사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전체 과정을 통해서, 그리고 그 이후 같은 방식을 다른 곳에 적용함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p232

카붐의 기본적인 철학은 다음 세 가지 핵심으로 요약할 수 있다. p233
첫째, 공동의 목표를 내세워서 사람들을 모이게 한다.
둘째, 성공 체험을 쌓아 올린다. 놀이터를 짓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수십번의 작은 승리를 경험한다. 
셋째, 각 단계별로 용기를 얻는다.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새로운 놀이터라는 구체적이고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이뤄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이후 다음 변화로 확산된다)

사실 모든 서비스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공간을 디자인하거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보다, 그 공간을 이용할 사람들, 그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들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재래 시장을 살리기 위한 여러 가지 재정적 지원이나 전문가의 지원을 하고 있지만 더 중요한 건 그 재래 시장의 상인들과 그 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는 변화를 시도하고, 거기에서 성취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멋진 간판을 만들어 주는 일은 서비스 디자인이 아니다.

[참고1] 
책의 후반부도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나, 생략했다.
p241 놀이터로 시작하여 어떻게 다른 혁신으로 연결되었나 - 피칸 파크 초교의 완다 칸 교장 선생님
p251 어떻게 하면 조직 확대 없이 사업 규모를 확대할 수 있었나 - 놀이터 짓는 법을 가르친다, 온라인으로.
p284 비영리 단체도 혁신이 필요하다 - 데이비드 록웰이 설계한 상상력 놀이터(Imagination Playground) 
p314 비영리 단체는 돈을 벌어 좋은 사무실에 있으면 안 되나?
p342 놀이를 싫어하는 사람들
도 흥미로운 주제들이다.

[참고2]
카붐과는 상관 없지만, "아이들 놀이터인데 왜 어른 시각으로 만드는지 모르겠다" 독일 놀이터 디자이너 벨치크·놀이운동가 편해문씨 대담 - 2014.5 경향신문

역시 카붐과는 상관없지만, "독일 놀이터 디자이너 권터 벨찌히가 말하는 놀이의 가능성 - 2014. 5 서울시 센터
[참고##사회공공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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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9 01:07

스마트 조명 LIFX와 스노우피크의 Hozuki, 그리고 IoT 조금

제가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조명인 LIFX와 Hozuki에 대한 짤막한 리뷰 겸, 그것들과 관련되어 드는 생각을 적어보았습니다.

저는 일상에서 접하는 다양한 물건들과 경험들을 통해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 이런 경우에 깊은 지식없이 현상을 일반화 시킨다는 문제가 있지만, 생각은 생각대로 의미 있는 것이라 생각하여, 이번에는 두 가지의 조명을 소개하고, 그것들을 통해 요즘 화제가 되는 IoT의 한 부분을 생각해보았습니다. 혹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언제든 댓글을 남겨주세요.



일반적인 조명에서 한 걸음 나아간 두 가지 조명

최신의 디지털 조명, LIFX
지난 달, LIFX라는 스마트 전구를 구매했습니다. (마음이 또 흔들리기 전에 월급날 바로-) 하지만 아직 그다지 '스마트'하지 못해서 '스마트 전구'라고 하기엔 애매하지만, 스마트 전구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종류의 대부분은 백열전구를 닮았고 전원 공급도 백열전구와 같은 둥근 스크류 형태의 소켓을 사용합니다. 기능을 살짝 말씀드리면, 스마트폰 앱을 통해 불을 켜고 끄고, 밝기를 조절하고, 색상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효과 기능이 있는데, 스트로보처럼 깜박거리거나, 음악에 따라 조명이 변화하는 것 등이 있습니다.




자연을 닮은 조명, Hozuki
작년 크리스마스엔 Snowpeak의 Hozuki 조명을 선물 받았습니다. (크리스마스 전에 Hozuki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죠) Snowpeak는 잘 알려진 캠핑용품 회사로, 비싸기로 유명하죠. 아무튼, 비싼만큼 다른 조명보다 돋보이는 만듦새를 가지고 있습니다. 외형적으로도, 기능적으로도요. 원래는 캠핑 조명이지만 집에서도 꽤 쓸만합니다. USB로 전원 공급이 가능하고, AA건전지 네 개로도 작동합니다. 기능을 살짝 말씀드리면, 먼저 버튼 하나로 모든 모드 선택이 가능하고, 밝기가 몇 단계 있고, 촛불처럼 환경에 반응하며 밝기가 조금씩 바뀌기도 하며, 손으로 탁 치면 (촛불처럼) 꺼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켜고 끄거나 모드가 변경될 때 밝기가 살며시 변화됩니다. Fade-in/out 같은 효과를 준 것이죠.





디지털과 아날로그

사실 이런 조명들에 관심을 가진 것은 새로운 기능을 가진 기기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엎드려서 책을 읽다가 쉽게 불을 끌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 때문이었습니다. 엎드려서 쉽게 불을 끄는 것은 전선에 스위치가 달린 조명이나 리모컨으로 조정하는 조명으로도 해결이 가능했지만, '호기심'이라는 첫 번째 이유가 이렇게 비싼 조명들을 결국 사게 만들었죠.

글을 쓰는 지금, 두 조명이 제 방을 밝히고 있습니다. 지금 두 조명은 똑같은 일을 하고 있죠. 고정된 밝기로 Warm white의 빛을 내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차이점은 불을 켜고 끌 때 있습니다. LIFX는 스마트폰에서 앱을 실행시켜 켜고 끕니다. 하루종일 손 근처에서 벗어나지 않는 스마트폰을 통해 제어할 수 있다니, 참으로 편리하죠. 그리고 밤이 늦어지면 밝기를 더 어둡게 하여 몸을 더 밤에 맞추게 됩니다. 그리고 잠에 들기 전에는 누워서 스마트폰을 통해 톡. 끄고 잠들죠.
Hozuki는 원래대로라면 스위치를 눌러 끕니다. 하지만 가끔 촛불모드(Flicking mode)로 해놓고 업드려서 책을 읽거나 하다가, 잠깐 슥 일어나 손으로 세게 '탁'치면 하늘하늘 거리다가 금세 꺼집니다. 촛불에 바람을 불면 흔들거리다가 세게 불면 꺼지는 것 처럼요. 원래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

두 조명은 다른 목적과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을 적절히 사용해서 일반적인 조명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진화한 조명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차이점은, 하나는 최신의 기술들로 최신의 기능을 제공하고, 하나는 적절한 기술로 아름다운 기능으로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무엇이 더 좋으신가요? 아마 사람마다 원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우열을 가리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둘 다 별로일 수 있고요. 하지만 저에겐 두 조명이 지향하는 바가 다르지만 둘 다 매력적입니다. 그래서 저는 계속 둘 다 써보려고 합니다. 디지털의 디지털스러운(?) 기능과 디지털의 자연스러운 메타포.


두 조명을 통해 생각해보는 디자인과 IoT

제품디자인을 배울 때, '조명'은 예술과 디자인의 중간 쯤, 그리고 의자와 더불어 유명 디자이너들이 한번씩은 해보는 디자인 대상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결국 조형(형태와 CMF)과 빛을 비추는 방식(업, 다운, 확산 등)이 중요한 것이라고 보았죠. 헝그리한 학생시절을 보내서 형광등, 백열등 외에 더 나은 조명을 보지 못한 것도 그렇게 생각한 이유 중의 하나였고요. 하지만 몇 년 전 유투브에서 Hozuki를 보고 눈이 반짝반짝 해졌었습니다. '그래, 조명도 이렇게 서서히 밝아지고 꺼져야지' 하면서요. 자연에 단순한 1,0/on,off는 없으니까요. 아직까지 이렇게 자연스러운 빛을 가진 조명은 보지 못했습니다. 조명 디자인에서 '빛의 변화'은 나머지 디자인 요소들만큼 중요했던 것이죠. 형태와 재질과 조명기능의 완성도가 높은 이 Hozuki는, 지금 딱 이 상태로 20년을 써도 매력적인 제품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역할에 충실한 도구
그리고 또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요즘 여기저기서 이야기하는 IoT, 스마트 기기에 대해서요. 사실 IoT는 관심이 많지만 하루하루 바뀌어가는 정보들을 보는 것 만으로도 벅찹니다. 하지만 LIFX는 확실히 IoT 기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LIFX의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현재는 아니지만, 킥스타터에서 처음 펀딩할 때 컨셉과, 그에 따라 현재 개발중인 기능들과, Google I/O를 통해 Nest의 파트너로 소개될 때의 한 컨셉만 보더라도 IoT의 적절한 예 같습니다. Nest Protect가 불이 난 것을 감지하면, 불빛을 바꾸어 경고를 주는 것이 IoT를 품은 조명이 할 수 있는 유용한 일거리가 아닐까요. LIFX의 홈페이지에서는 메시지가 오면 색을 바꾸어 깜박거리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것보다는 Nest와 함께 일하는 LIFX 조명이 매력적입니다.

IoT 제품도 일반화되면 몇 가지 분류로 나눌 수 있겠지만, 지금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감시자'처럼 수집을 주로 하는 도구와, '일상 도구'처럼 원래부터 우리 삶 속에서 제 역할이 있던 도구와, 그 둘의 중간쯤인 '진화된 도구' 정도입니다. 세 가지의 예를 들자면, Jawbone UP / LIFX / Nest 가 되지 않을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더 고민을 해봐야겠습니다. 어쨌든 LIFX는 원래부터 제 역할이 있던 '조명'으로, 조명의 기능에 충실하고 쓸데없는 정보를 주거나 기능을 하며 방해하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물론 필요할 때 적절한 IoT로서의 역할은 해야겠죠. 다른 '일상도구' IoT 제품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확장 가능성
변화 가능성이 거의 없는, 그리고 그럴 필요가 없어 보이는 Hozuki와는 달리 LIFX는 확장성, 발전가능성이 많은 도구입니다. 멋진 컨셉과 기능을 동영상 등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현재는 MVP만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휴대폰으로 불을 켜고 끄고, 색을 바꾸고, 밝기를 조절하는 것이죠. 하지만 그 도구에 들어간 하드웨어와 API는 새로운 무엇인가를 하기에 적당한, 가공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물론 그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파급력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의 MVP로도 충분히 가능하고 그 뒤에 추가적인 연결점들을 찾아 새로운 가치들을 만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IoT 제품이라면, 언제든 새로운 연결점을 만들 수 있도록 확장 가능성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연계되는 플랫폼이나 시스템이나 IoT 친구들은 언제든 바뀌거나 추가될 수 있습니다. 예전 대량생산 디자인을 하던 방식으로, 최적의 조합과 기능을 만들어 놓고 시장에 내놓는다면 수시로 바뀌는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 것이고 고립되어 버릴지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단순히 remote control하거나 커뮤니케이션 창구가 제한적이거나 확장성이 없는 도구는 IoT라고 하기 힘들지 모르릅니다.


글을 쓰다 보니 딴 길로 많이 샜네요 ^^;
LIFX의 작동방식이 궁금하신 분은, 스마트폰에서 LIFX앱을 다운 받아서 Virtualbulb 모드로 시험해보실 수 있습니다.

[참고##I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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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11 00:15

[디자인 역사 산책 5] 일본 디자인의 역사와 디자이너들

서울대학교 디자인 학부 김민수 교수님께서 진행하는 ‘디자인 역사 산책’ 강의의 다섯 번째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일본 디자인의 역사와 디자이너들을 주제로 교수님의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1주 : 디자인과 삶의 철학
2주 : 독일 바우하우스와 근대성
3주 : 1930 년대 식민지 근대 공간과 이상의 시
4주 : 이탈리아 디자인의 역사와 인본주의
5주 : 일본 디자인의 역사와 디자이너들
6주 : 한국 디자인의 역사와 과제들

교수님께서는 강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지난 4주차 강의 (이탈리아 디자인의 역사와 인본주의) 시간에 소개해 주셨던 올리베티의 발렌타인 타자기의 실물을 직접 보여주셨습니다. 붉고 선명한 색상의 바디는 정열적인 페라리를 떠올리게 했고, Rubber소재로 된 케이스의 잠금장치는 사물에 사람의 인성과 관계성을 부여하려던 흔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이러한 제품 디자인과 지금의 UI, UX 디자인은 미디어 자체의 변화일 뿐 사람과 사물 사이의 관계성에 대한 고민의 차원은 서로 다르지 않으며 UI, UX 디자인이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사람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다시 한 번 상기 시켜주셨습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일본이 개항 이후 어떤 전략을 갖고 그들의 미술과 디자인을 발전 시켜왔는지를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상징적인 일본 디자이너들과 그들의 작품을 통해서 일본의 형식적 틀을 볼 수 있었는데요, 이러한 형식적 틀이 어떠한 역사적 맥락을 통해 형성되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한국 사회와 정신은 시각 문화로서 어떤 측면에서 추구하고 발전시켜야 하는가에 대한 자각이 필요함을 느낀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 5주차 강의는 앞으로의 저서 출간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에 강의 후기로 대체하였습니다.
[참고##디자인역사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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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3 00:25

[독후감]컬처코드

컬처코드
세상의 모든 인간과 비즈니스를 여는 열쇠
클로테르 라파이유 지음

The Culture Code
An Ingenious Way To Understand Why People Around the World Live and Buy As They Do 
Clotaire Rapaille

이 책에서는 컬처코드를 이해하면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그렇기 때문에 왜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지 이해할 수 있고,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컬처 코드란 무엇인가?

컬처 코드란 우리가 속한 문화를 통해 일정한 대상 - 자동차와 음식, 관계, 나라 등 - 에 부여하는 무의식적인 의미다. 지프(자동차)에 대한 미국인의 경험이 프랑스인이나 독일인의 경험과 다른 까닭은 여러 문화들이 서로 다르게 진화했기 때문이다. p18
이 책에 대한 독후감은 인터넷을 찾아보면 많으니까, 이 글에서는 이 책이 제시하는 각각의 코드와 이를 위한 방법론을 요약하였다.


시작하는 글 -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안경
코드1: 지프(랭글러, Jeep Wrangler 미국 크라이슬러 자동차)는 미국인들에게는 '말 달리기'이고, 유럽인에게는 '행군'이다. 
1990년대 크라이슬러 의뢰로 조사를 시작했을 때, 크라이슬러는 이미 광범위한 시장 조사와 포커스 그룹을 통해 수백가지 질문을 던졌지만 의미있는 것을 못 얻었다. 사람들이 하는 '말'에만 귀를 기울였기 때문이다. 

저자는 여러 소비자 집단에게
방법1: '지프에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묻는 대신 지프에 관한 최초의 기억을 말해줄 것을 요청했다' (p13)
응답자들 답변은 수백 가지에 이르렀고, 그 답변들 속에서 강한 이미지 하나가 되풀이되어 나타났다. 드넓은 들판으로 나가거나, 일반 자동차로는 갈 수 없는 험한 곳을 가거나, 장애물이 있는 길이라도 거침없이 달려가는 이미지였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 서부 지역이나 드넓은 평원을 이야기했다.

저자는 크라이슬러 경영진에게
솔루션1: 지프에서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코드는 말(Horse)이다. 말은 화려한 장비가 없다. 지프 랭글러의 문은 착탈식이어야 하고 지붕도 개폐식이어야 한다. 운전자들이 마치 말을 모는 것처럼 온몸으로 바람을 느끼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라고 제안했지만 거부했다. 저자는 아주 조금만 변화를 주어 자신의 이론을 시험해 볼 것을 제안했다. 사각형 전조등을 원형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말에는 사각형이 아닌 원형 등을 달기 때문이다.(이 부분은 오역인듯.원문은 The Wrangler's headlights should be round because horses don't have square eyes) 새 디자인은 즉시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반면 프랑스와 독일인들에게 지프 랭글러에 대한 코드는 '해방자(Liberator)'였다.(p15) 2차 세계 대전 중 미군이 몰고 온 모습에서 처음 각인 되었기 때문이다.

코드2: 어렸을 때부터 부모에게 독립하여 생활하는 것을 배운 미국인들에게 용변 교육과 과련된 어린 시절의 각인이 너무 강한 탓에 미국인들에게 화장지에 대한 코드는 '독립(Independence)'이다.
 
솔루션2: 리츠칼튼의 경우 철저한 사생활과 독립을 의미하는 욕실을 고객의 환심을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사용했다. 욕실에 전화를 설치하면 어떨까? 필기할 수 있는 메모지와 펜은? 외부로부터 독립적인 은신처로 꾸며진 욕실


방법3: 네슬레의 일본 진입을 돕기 위해, 여러 그룹을 모았다. 각 그룹마다 세 시간으로 구성했는데, 첫 시간은 나는 다른 행성에서 지구를 방문한 사람 역을 맡았다. 이 방문객은 커피를 한번도 본 적이 없고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사람들에게 커피에 대해 이야기해달라고 도움을 청했다.(p23) 두 번째 시간에는 바닥에 앉아 커피에 대한 단어들을 잡지에서 뜯어 붙이게 했다. 세 번째 시간에는 바닥에 누워 긴장을 풀어주고 10대로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하여 커피에 관해 생각해 보게 했다.

코드3: 일본인은 커피에 대한 코드(각인)가 없었다.

솔루션3: 네슬레는 처음부터 커피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커피를 각인 시키는 작업이 필요했다. 네슬레는 인스턴트 커피를 파는 대신 카페인없는 커피향을 첨가한 어린이용 과자류를 만들었다. 젊은 세대는 이를 쉽게 받아들였다.

저자는 이러한 방법을 '각인 발견 작업(discovery session)'이라고 부른다. 이 책은 '포춘 100대 기업'을 비롯해 전세계 주요 기업을 위해 30 여년간 300회 이상 진행한 경험의 총 결산이다. (p27)


1. 문화적 무의식의 발견
방법4: 코드를 발견하는 다섯 가지 원칙
원칙 1: 사람들의 말을 믿지 마라
   사람들의 진심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들의 말을 무시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코드4: 미국인들에게 자동차는 해방감+ 관능적 경험(뒷자석에서의 처음 성적 경험) p34
원리 2: 감정은 학습에 필요한 에너지다.
   감정은 학습의 열쇠이자 각인의 열쇠다. 감정이 강할수록 경험도 명확하게 습득된다.
원리 3: 내용이 아닌 구조가 메시지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의 구조, 즉 다양한 요소들 간의 관계다. 어떤 경우든 사람의 행동에는 세 가지 독특한 구조(생물학적 유전자, 문화, 개체의 다양성)가 있다.
원리 4: 각인의 시기가 다르면 의미도 다르다
   언제 처음 경험하느냐에 따라 같은 물건(술)도 의미가 다르다.
원리 5: 문화가 다르면 코드도 다르다
   프랑스와 미국은 치즈에 대해 완전히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코드5: 프랑스인들에게 치즈는 '살아있음'이며 미국인들에게 치즈는 '죽음'이다. p46
(책에서 처음엔 원칙이라고 썼다가 나중엔 원리라고 쓰고 있음)

코드6: 자동차는 미국인들에게는 '개성(Identity)' 독일인들에게는 '엔진(Engine)' p48


2. 사랑과 유혹, 섹스에 대한 코드
청년기적 문화의 성장통

코드7: 미국인의 사랑에 대한 코드는 '헛된 기대(False Expectation)'이다.p64 프랑스인에게는 사랑과 쾌락의 개념이 얽혀 있다. 이탈리아인에게 참된 사랑은 모성애다. 일본인은 '일시적인 질병'이다.

솔루션7: 유명 다이아몬드 회사는 '헛된 기대'에 맞추어 다이아몬드가 사랑할 때도 유용하지만, 사랑이 깨져 팔게 될 때도 유용하다는 점을 내세운다.p67

코드8: 노년기적 문화를 갖고 있는 이탈리아는 유혹을 교묘하고 유쾌한 놀이로 본다. 일본인에게 유혹은 남녀 모두에게 매우 미묘한 활동이다. 반면 청년기적 문화인 미국인에게 유혹은 두려움이다. 미국인은 유혹을 생각할 때 하고 싶지 않거나 해서는 안 될 일을 강요받는 것을 떠올린다. 유혹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조종(Manipulation)'이다. p76

솔루션8: 로레알은 프랑스에서는 '유혹'적인 분위기를 강조했지만, 미국에서는 소비자들에게 불안감이나 조종당한다는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유혹을 사용하지 않고 반대로 자기통제력, 즉 자신감을 강조했다.p77

코드9: 미국인들의 섹스에 대한 코드는 '폭력(Violence)'이다. 따라서 미국인들은 폭력도 매력적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


3. 아름다움과 비만에 대한 코드
폭력과 도피에서의 줄타기

코드10: 아름다움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남자의 구원(Men's Salvation)'이다. p94 아랍 국가에서는 여성의 비만이 남편의 성공이며, 노르웨이에서는 아름다움이 자연스러움이다.

솔루션10: 귀여운 여인(Pretty Woman)이나 베이와치(Baywatch) 드라마가 인기를 끈다.

코드11: 비만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도피(Checking Out)'이다. p105. 에스키모에게 비만은 '지구력'이 있음이고, 영국에선 '천박함'이다.

솔루션11: 다른 회사와 달리 웨이트와쳐(Weight Watchers)에서는 상담을 통해 도피의 원인을 다룰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4. 건강과 젊음에 대한 코드
언제나 생존이 우선한다.
P&G에서 건강과 행복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를 찾아내는 작업을 의뢰해 왔을 때, 미국 문화에서 '살아 있음'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 핵심을 말해줄 코드를 기대했다. p117
코드12: 건강과 행복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활동(Movement)'이다. p121 중국인에게 건강은 자연과 조화를 이룬 상태를 의미한다. 일본인은 건강을 '의무'로 여긴다. 

코드13: 의사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영웅(Hero)'이며, 간호사는 '어머니(Mother)' 병원은 '가구 공장(Processing Plant)'이다. p127

코드14: 젊음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가면(Mask)'이다. p134

솔루션14: 펜틴은 청결이나 윤기가 아닌 모발을 '젋게' 유지할 수 있다고 광고하고, 마쓰다의 미아타 자동차 브랜드는 55세 이상이 주요 고객인데도 젊은이를 위한 초보자용 스포츠카로 광고한다. p137


5. 가정과 저녁식사에 대한 코드
따뜻함으로의 회귀 본능

우리의 첫번째 집은 자궁이다.
미국의 국민적 오락인 야구에서 본루(home plate)로 돌아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미국은 새로운 땅에 가정을 이루었기 때문에 대부분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었고, 그래서 가정은 무엇보다 돌아갈 수 있는 곳이어야 했다.

코드15:가정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접두사 '재(Re-)'이다. 귀가(return),재회(reunite),재결합(reconnect),재확인(reconfirm) 및 새롭게 하다(renew) 등 p151 미국 가정의 핵심 공간은 주방이다 p153 무의식적으로 미국인들은 가정이 자신의 물건이 보관되어 있는 곳으로 생각한다. p156

코드16: 저녁 식사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필연적인 순환(Essential Circle)'이다. 아침에 나갔다가도 저녁에 들어오고, 테이블을 중심으로 둘러 앉아 '모임'을 갖는 개념이다. p164 일본은 가족의 저녁 식사가 드물고, 중국은 음식을 먹는 행위에 집중되어 있다.

솔루션16: 크래프트는 "함께 둘러앉자(gather around)"라는 표어로 광고를 했다.


6. 직업과 돈에 대한 코드
먹고 살기 위해 일한다

코드17: 직업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정체성(Who you are)'이다. 미국인들은 돈을 많이 벌고 난 다음에도 일한다. 일을 해야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인들은 쉬기 위해 일한다. 

코드18: 돈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증거(Proof)'다. 내가 누구이고, 무엇을 이루었는가를 미국에서는 돈으로 알 수 있다. 공돈은 나를 증명해 주지 못 한다. p186 돈은 증거이지 목적은 아니다.즉 돈만 주는 것은 미국인들에게 최악의 보상이다. 하지만 금전적인 보상이 따르지 않으면 다른 보상은 의미가 없어진다. 


7. 품질과 완벽함에 대한 코드
단지 작동하면 된다.

코드19: 일본에서 품질은 완벽함, 무결점이지만, 미국에서 품질은 '작동한다(It Works)'이다. 젊은 문화인 미국인들은 품질이 단지 기능을 뜻한다. 화려한 디자인이나 탁월한 성능보다는 기본적인 기능에 한정되어 있다.

코드20: 반면 완벽함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죽음(Death)'이다. 더 이상 개선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p201 미국인은 실패에서 배우고 더 강해진다. 미국인은 완벽함에 싫증을 낸다. p204 무언가 완벽하게 되면 평생 그것에 붙잡히게 되는데, 그것보다는 3년마다 새 자동차를 원하고, 5년마다 새 텔레비전을 구입하려한다. 미국인들에게 '완벽한' 자동차가 쓸모없을 것이다. 새 차로 바꿀 구실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8. 음식과 술에 대한 코드
많을수록 좋다
코드21: 음식에 대한 미국인들의 코드는 '연료(Fuel)'다. 배를 채우는 기능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연료의 품질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패스트푸드점이 인기다.

코드22: 술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권총(Gun)'이다. 술은 연료 이상이며, 매우 강력하고 즉각적이며 극단적인 무엇이다.


9. 쇼핑과 사치품에 대한 코드
골드 카드의 애호가들

방법론: 고객 기업에 코드를 제시할 때 나는 각인 발견 작업에서 얻은 명분도 한두 가지 함께 제시하는데, 이러한 명분은 고객 기업에게 아주 중요하다. 예를 들어 식품을 홍보하면서 맛은 알리지 않고 연료로서의 효율성에만 집중하면 안된다. 명분은 어떤 대상에 대한 일반적 통념, 즉 포커스 그룹에서 나올만한 견해를 그리킨다. p234

코드23: 쇼핑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세상과의 재결합(Reconnecting with Life)'이다. 쇼핑은 즐겁고 신나는 모험이며 정서적이고 보람된 경험이다. 그러나 이들이 생각하는 '명분'은 가족을 위해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 쇼핑을 하며, 쇼핑하러 가기 좋아하는 이유는 가장 좋은 제품을 발견하기 위해서이다.

미국인의 인식 속에는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과 쇼핑은 다른 일이다.p239 쇼핑은 삶을 확인하는 신기한 경험이지만, 구매는 쇼핑의 끝, 즉 세상과의 관계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을 의미한다. p240

반면 쇼핑에 대한 프랑스인의 코드는 '자신의 문화 배우기(Learning your culture)'이다. 

코드24: 사치품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군대 계급장(Military Stripes)'이다. 


10. 미국 문화에 대한 코드/ 11 미국 대통령에 대한 코드 / 12 미국인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

코드25: 프랑스인의 미국인에 대한 코드는 '외계인(Space Travellers)' 독일인의 미국 문화에 대한 코드는 '존 웨인(John Wayne)' 영국인의 미국 문화에 대한 코드는 '부끄럽지 않은 풍요함(Unashamedly Abundant)'이다. 프랑스에 대한 프랑스인의 코드는 '사상(Idea)'이며, 영국인에 대한 영국인의 코드는 '계급(Class)'이다. 독일인의 독일에 대한 코드는 '질서(Order)'이다. p267 캐나다에 대한 캐나다의 코드는 '유지하는 것(To Keep)'이다. p281 미국인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꿈(Dream)'이다. p

코드26: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모세(Moses)'다. 비전을 갖춘 반란 지도자.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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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한 또 다른 평가
http://alankang.tistory.com/229
읽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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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영문 인용)
I didn't ask them what they wanted in a Jeep; I asked them to tell me about their earliest memories of Jeeps. (p2)

The Culture Code is the unconscious meaning we apply to any given thing - a car, a type of food, a relationship, even a country - via the culture in which we are raised. (p5)

I structured a three-hour session with each of the groups. In the first hour, I took on the persona of a visitor from another planet, someone who had never seen coffee before and had no idea how one "used" it. I asked for help understanding the product, believing their descriptions would give me insight into what they thought of it.
In the next hour, I had them sit on the floor like elementary school childred and use scissors and a pile of magazines to make a collage of words about coffee. The goal here was to get them to tell me stories with theses words that would offer me further clues.
In the third hour, I had participants lie on the floor with pillows. There was some hesitation among members of every group, but I convinced them I wasn't entirely out of my mind. I put on soothing music and asked the participants to relax. What I was doing was calming their active brainwaves, getting them to that tranquil point just before sleep. When they reached this state, I took them on a journey back from their adulthood, past their teenage years, to a time when they were very young. Once they arrived, I asked them th think agian about coffee and to recall their earliest memory of it, the first time they conscipusly experienced it, and their most significant memory of it (if that memory was a different one). 
I designed this process to bring participants back to their first imprint of coffee and the emotion attached to til. (p8)

[참고##방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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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8 01:00

[디자인 역사 산책 4] 이탈리아 디자인의 역사와 인본주의

4회 차 강연은 ‘이탈리아 디자인의 역사와 인본주의’ 라는 주제로 감성디자인을 대표하는 이탈리아로 디자인 여행을 떠났습니다. 페라리, 람보르기니를 탄생시킨 이탈리아 디자인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1주 : 디자인과 삶의 철학
2주 : 독일 바우하우스와 근대성
3주 : 1930년대 식민지 근대 공간과 이상의 시
4주 : 이탈리아 디자인의 역사와 인본주의
5주 : 일본 디자인의 역사와 디자이너들
6주 : 한국 디자인의 역사와 과제들

1. 이탈리아의 장인정신

이탈리아의 자동차 디자인은 와인과 비교되곤 합니다. 이탈리아 북서부 피에몬테 지방에서는 매우 양질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부드럽고 세련된 맛이 특징인 ‘바르바레스코’, 묵직한 향과 고풍스러운 맛을 자랑하는 ‘바롤로’ 두 가지 와인이 피에몬테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피에몬테 지방은 와인 생산뿐 아니라 마차에서부터 자동차를 디자인하는 장인을 일컫는 ‘카로체리아’ 가 밀집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피에몬테의 여성스러운 바르바레스코와 묵직한 느낌의 바롤로를 적절히 배합한 카로체리아로는 피닌파리나를 꼽을 수 있습니다. 피닌파리나는 페라리를 비롯하여 다양한 명차를 탄생시킨 카로체리아입니다.

피린파리나의 Cisitalia 202GT
출처 : http://www.made-in-italy.com/italian-design/news/italian-auto-design-exhibition-in-los-angeles

1947년에 생산된 사진 속의 피닌파리나의 자동차Cisitalia 202GT는 자동차로서 드물게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소장되어있습니다. 세계 최초로 단판 경량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이 자동차는 이전의 자동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가볍게 디자인되었습니다.


2. 이탈리아의 역사

Torino 올림픽 풍경과 엠블럼
참고 URL : https://www.youtube.com/watch?v=W5pMNgMuEds

2006년 토리노 동계 올림픽 개막 영상을 보시면 이탈리아의 역사를 잘 알 수 있습니다. 1933년대를 표현한 안무는 현대적인 이탈리아와 조화를 이루며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열정의 불꽃’ (Spark of passion)을 주제로 이탈리아의 열정, 역동성을 담아 이탈리아의 문화를 잘 담아 내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는 F1 경주용 자동차의 바퀴자국을 이용해 올림픽 오륜기를 그려냈습니다. 자동차의 엔진소리와 오륜기가 형상화 된 모습을 보면 대장장이의 장인정신이 연상시키며 대중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습니다. 인간의 몸, 땀, 시간이 녹여진 이러한 퍼포먼스는 이탈리아의 삶에 대한 열정에서 나타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삶에서 늘 호기심과 관심을 가지고 삶 자체를 모든 촉각을 곤두세워 의식을 치르는 듯 한 과정에서 이탈리아 디자인이 발전 할 수 있었습니다. 이탈리아의 유명한 디자이너 쥬지아로가 디자인한 파스타를 보면 삶의 작은 일상까지도 신경 쓰는 이탈리아 디자인의 섬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젊은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베스파(Vespa) 스쿠터도 1946년 이탈리아에서 탄생했습니다. 로마의 휴일에 등장한 베스파 스쿠터는 영화의 인기와 함께 대중의 아이콘으로 떠올랐습니다. 유선형의 몸체를 가지고 있는 베스파 스쿠터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이탈리아의 재건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로마의 휴일
출처 : www.stranitalia.com

이탈리아는 1861년 통일되기 전까지 북부와 남부로 국토가 분리되어 있다가 1870년부터1914년 사이에 근대국가 체제를 갖췄습니다. 그렇기때문에 19세기 말까지 이탈리아의 산업은 대부분 소규모 가내 수공업 형태로 유지했습니다. 예컨대 산업은 기껏해야 유리, 도자, 텍스타일과 같은 영역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1900년대에 비로소 철강산업이 발전하면서 조선, 해양 산업을 중심으로 산업이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이탈리아는 후발 산업국가로써 급속한 근대화 과정을 겪으면서 프랑스의 아르누보 운동에 해당하는 이탈리아의 스틸레 리베르티운동이 발전했습니다. 아르누보란 단순히 장식을 위한 양식이 아니라 구조의 기능과 형태에 구조적인 요소로 장식을 곁들이는 양식을 말합니다. 즉, 스틸레 리베르티 운동은 전근대적인양식이 근대양식으로 발전해 나가는 중간과정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산업화에 따른 디자인이 발전함과 동시에 다른 쪽에서는 이탈리아의 전통 공예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었습니다. 이탈리아는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모던 디자인으로써의 움직임과 동시에 전통을 지키는 운동이 함께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3. 이탈리아의 모더니즘
이탈리아의 모더니즘은 디자인뿐 만 아니라 예술 쪽에서도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이탈리아의 미래파 작업은 모더니즘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래파의 예술가들은 근대 도시, 속도감을 화두로 던져 현대 도시의 모습을 그려내고자 했습니다. 패션 디자인에서는 자코모 발라가 의상 자체에 속도감을 나타내면서 옷의 본질에 대해서 새롭게 제시했습니다. 움베르니 보치오니도 시간의 흐름에 따른 신체의 변화를 조각에 잘 나타냈습니다.

자코모 발라 의상 스케치 : giacomoballaarthistoryproject.blogspot.com
움베르토 보치오니 조각 : m.busan.com

미국에서 헨리 포드가 보여줬던 대량 생산 체제의 모습을 이탈리아에서는 피아트가 보여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피아트의 대량 생산 체제로의 변화는 효율성을 중시한 자동차 산업의 모더니즘을 향한 첫 발걸음이었습니다. 1936년에 생산된 피아트사의 토폴리오(fiat 500) 자동차는 이탈리아 지형에 걸맞으면서도 스트림라인의 형태를 보여주면서 콤팩트한 미니카의 모습으로 디자인 된 가장 민주적인 자동차입니다.

1930년대 fiat 공장 모습 : www.lancisti.net
fiat 500(topolino) : www.mozartrents.com

피아트와 함께 올리베티도 이탈리아의 모더니즘을 성장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아드리아노 올리베티는 1920년대에 미국의 합리적인 경영 방식을 배워와 아버지가 세운 올리베티 회사를 업그레이드시켰습니다. 1930년대의 올리베티는 건축에서 타자기까지 모든 산업을 아우르는 토탈 디자인을 추구했습니다.

출처 : http://oztypewriter.blogspot.kr/


4. 노베첸토 운동
이탈리아 잡지 도무스지가 일으킨 노베첸토 운동은 오스트리아의 양식에서 영감을 얻은 전통을 기반으로한 신고전주의운동이었습니다. 노베첸토 운동은 피아트와 올리베티가 주도한 미국의 대량 생산 방식을 이탈리아역사, 문화를 통한 필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모더니즘과 노베첸토 운동이 함께 나타나게 되면서 현대적이고 실용적인 느낌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적인 감각이 녹아 들게 된 것입니다. 노베첸토 운동을 통해 이탈리아는 자국의 역사를 토대로 끊임없이 발전시키면서 이탈리아 디자인만의 차별화를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두모오 광장
출처 : wonderfull-tourism.blogspot.com


5. 개별의 디자이너에게 끼친 영향
에토레 쏘트사스는 미국식의 대량 생산 체제를 이야기하고 있을 때 이탈리아 디자이너로서 산업 디자인의 폭동을 일으킨 디자이너입니다. 1959년에 올리베티사에서 디자인한 컴퓨터는 컴퓨터를 도서관 서가식으로 분리해 사람들이 컴퓨터 사이를 드나들 수 있도록 디자인해 사람과 기계 사이의 인터페이스를 고려했습니다. 또한 1969년 발렌타인 타자기를 보면 사람과 제품을 연결시키려는 에토레 쏘트사스의 노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외장 케이스가 안의 내용물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디자인되었고 케이스 자체를 받침대로 사용해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케이스 잠금부위가 고무로 되어있어 탄성을 이용해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타자기를 보관할 수 있도록 고려했습니다.


올리베티사의 컴퓨터 : we-make-money-not-art.com
올리베티사발렌타인타자기 : www.ganzomag.com

에토레 쏘트사스는 재료와 사물의 본질을 건드린 타당한 이유를 가진 감성을 디자인했습니다. 또한 새로운 주거 형태를 제안하면서 인간의 삶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 디자이너입니다. 1980년에는 60대의 나이에 멤피스 그룹을 결성해 그 당시에는 매우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디자인을 많이 선보였습니다. 현대사회에 대한 성찰과 비판을 담아내면서 70-80년대의 새로운 디자인으로의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6. 결론
이탈리아의 디자이너 에토레 쏘트사스, 피닌파리나가 가장 중요시했던 원칙은 사람과 제품에 대한 ‘사랑과 헌신’ 입니다. 제품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디자인을 하는데 있어 열정과 사랑도 없을 것입니다. 새로운 기술이 홍수처럼 범람하고 있는 시대에 기술에 좌지우지되는 디자인이 아니라 우리가 하는 디자인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왜 필요한 것인지를 다시 되돌아 보아야 할 시점입니다. 만약 그런 열정과 사랑이 없다면 디자인은 현란한 잔재주에 불과합니다. UX 디자인 분야에서도 감각적인 잔기술로 연명하는 디자인을 하는 디자이너가 아닌 ‘디지털 장인’으로써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자신의 기량을 스스로 업그레이드하는 디자이너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 김민수, 2014
저작권 보호를 위해 위 강연 컨텐츠의 무단 사용 및 복제를 금합니다.
[참고##디자인역사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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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11 01:07

[디자인 역사 산책 3] 1930년대 식민지 근대 공간과 이상의 시

총 6회로 예정된 김민수 교수님의 ‘디자인 역사 산책’ 이 벌써 3회차 강연을 맞았습니다. 3회차 강연은 "가상공간에 펼친 날개_1930년대 식민지 근대 공간과 이상(李箱)의 시(詩)”라는 주제로 1930년대 식민지 근대 공간속의 이상의 생애와 작품을 살펴보았습니다. 문학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문학가이자 건축가, 디자이너였던 융합예술인으로서의 이상의 작품과 생애를 입체적으로 재조명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1주 : 디자인과 삶의 철학
2주 : 독일 바우하우스와 근대성
3주 : 1930년대 식민지 근대 공간과 이상의 시
4주 : 이탈리아 디자인의 역사와 인본주의
5주 : 일본 디자인의 역사와 디자이너들
6주 : 한국 디자인의 역사와 과제들


십여년전 제가 고등학생이던 시절에 문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이상의 시와 글을 마주하고 있자면 늘 머리가 복잡해졌습니다. 도통 난해한 언어들로 씌어진 그의 시를 이해하는게 제겐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었습니다. ‘디자인 역사 산책’의 세 번째 강연을 앞두고, ‘디자인 역사를 돌아보는 강연에서 왜 느닷없이 문학가인 이상이 등장하는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부터 간략하게 전해드릴 본 강연을 통해서야 문학가이자 건축가이며, 삽화가이자 타이포그라피 디자이너였던 이상의 생애와 작품을 입체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난해하고 어렵다고만 생각했었던 그의 작품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1. 이상은 누구인가?


이상 李箱 (191
0~1937.04.17)
 
그는 시, 소설, 수필에 걸쳐 두루 작품 활동을 한 일제 식민지시대의 대표적인 작가이다. 특히 그의 시와 소설은 1930년대 모더니즘의 특성을 첨예하게 드러내준다. 시의 경우 그가 보여주는 것은 현대인의 황량한 내면풍경이며, 「오감도 시 제1호」처럼 반리얼리즘 기법을 통한 불안과 공포라는 주제로 요약된다. 또한 그의 소설은 전통적인 소설 양식의 해체를 통해 현대인의 삶의 조건을 보여주는데, 「날개」의 경우 그것은 의식의 흐름 기법을 통해 어떤 일상적 현실과도 관계를 맺을 수 없는, 파편화되고 물화된 현대인의 소외로 나타나고 있다.
(출처 : 한국현대문학대사전)

이상은 현재까지도 후세에 의해 그의 작품과 생애에 대해 수많은 논문과 책이 나오고 있는 유일한 작가입니다. 이처럼 이상이 세상을 뜬지 7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의 작품들이 다양한 시각에서 해석되어지고 언급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문학계에서는 그를 언제나 '난해한 작가'로 신화화하고, 때론 그를 성도착자나 정신착란 등으로 폄하하기도 했는데요, 김민수 교수님은 그의 작품을 그가 살아온 공간적 환경과 생애를 함께 보지 못하고 문학의 틀 안에 가두어 해석하려한 문학적 순수주의 혹은 고립주의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상은 문학적 차원을 넘어서 시각 예술을 아우르는 융합 예술의 차원에서 보아야 합니다. 그는 건축가이자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로, 우리나라 최초의 융합 예술가로 볼 수 있습니다. 그의 생애와 작품은 문학과 시각 예술 사이의 매체적 접점 영역에서 발생한 내밀한 상호작용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이십여년간 직접 이상의 작품에 대해 연구한 김민수 교수님은 이상의 작품과 시각 예술 사이의 관련성은 단지 문학 연구를 보조하고 보완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가 실제로 진행시켰을 사고과정의 작업 논리에 초점을 맞춰 심층적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김민수 교수님의 강연 내용을 저서 <이상평전>에 기초해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 이상의 '1928년 자화상'
이상이 경성고공 재학시절 이던 1928년에 그린 자화상은 얼굴 요소들이 제각각 비정형적으로 탈구되어 있습니다. 이는 미숙한 처리가 아닌 작가의 의도적 표현으로, 자기의 예술적 자아 ‘페르소나’를 최초로 표현한 그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극도의 내면 심리를 빛으로 감광시킨 한 점의 포토그램과 같으며, 두 가지의 가설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폐결핵으로 각혈하기 전에 병약했던 이상의 심상을 반영한 것이며, 둘째는 독특한 내면적 세계관이 투영된 거울이미지라는 것입니다. 김민수 교수님은 후자 쪽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십니다.

이상의 자화상은 당대의 세계적인 예술사조인 표현주의와 맞닿아 있습니다. 조선에 서양화 기법이 유입된 이래, 이 작품만큼 강렬한 표현주의 이미지가 표명된 적이 없다고 합니다. 또한 표현주의와 모더니즘은 불가분의 관계로, 지난 시간에 살펴본 바우하우스의 발터그로피우스 등도 표현주의를 거쳐갔습니다. 이러한 이상의 표현주의적 성향은 그의 첫 장편소설 「12월 12일」에서 입체파적인 변형으로 시각이미지가 글로 변환되어 나타나게 됩니다.



3. 이상의 성장 배경
이상은 어떠한 성장 과정을 통해서 이러한 예술적 감수성을 가질 수 있었을까요. 이상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상이 나고 자란 장소의 역사적, 지리적인 배경을 이해하는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이상이 어린 시절을 보낸 서촌 일대는 토목과 영선에 관한 일을 수행하는 관청인 ‘분선공감(分繕工監)’ 이 위치하고, 주변에 대대로 전문기술직 중인계급이 모여살았습니다. 이는 이상이 건축가가 될 수 있었던 지리적 환경, 연고와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상이 1934년 발표한 「오감도」 연작시 「시 제1호」 에는 '무서운 골목'에 대한 '장소 이미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많은 문학 이론가들은 ‘공포의 기록’을 기호화한 것이라고 평하였습니다. 이 공포의 실체는 이상의 백부이며, 이를 이상 문학에 내재된 공포의 근원으로 간주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상이 성장한 ‘장소’를 살펴보면, 그 공포의 대상은 어릴적 체험한 ‘무서운 골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상이 성장한 동네의 막다른 골목에는 실제로 친일파 윤덕영과 이완용의 집이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이 동네 아이들에게는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 악마같은 집과 마주했던 공포의 경험이 '막다른 골목'이라는 구절에 녹아 있을 것입니다. 

이상의 다른 작품에서도 또 다른 장소적 경험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상은 어린시절 늘 굴착소리와 기계소음을 듣고 성장했습니다. 1915년 개최된 '조선물산공진회' 박람회장 건립과 1916년 시작되어 1926년까지 이어진 총독부 신청사 건축공사 때문이었습니다. 경성고공에 입학할 때까지 이어진 공사 현장을 목격하며 건축가의 꿈을 품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유년시절 ‘식민지 근대화’의 상징이 건립되는 과정을 목격하였고, 이러한 체험이 훗날 건축가로서 실무 현장에서 겪은 경험과 합해져 시적 이미지의 모체로 작용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장소적 경험은 대표적인 난해시로 평가받는 ‘且8氏의 出發’의 모태가 되었습니다. 이 시는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성적인 은유로 해석되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且8氏’는 좌절하지 않고 계속 땅을 ‘또-팔-사람’을 뜻하며, 따라서 「또팔씨의 출발」로 해석되어져야 합니다. 건축 기초공사인 항타작업을 지켜보며 자라온 이상의 성장과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문자에만 집착하여 해석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또팔씨’는 이상 자신의 또다른 은유이며, 「또팔씨의 출발」은 식민지의 모조 근대에 맞서 싸우겠다는 스스로의 의지를 다지는 시로 볼 수 있습니다.


4. 최초의 융합예술가 이상
이상의 삶과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술과 건축, 디자인 등 총체적인 시각 예술의 차원에서 보아야 합니다. 이상의 작품은 표현주의 뿐만 아니라 상대성이론 등 현대물리학의 지식들, 초현실 주의, 다다이즘과 같은 신예술사조에도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상이 건축 잡지인 「조선과 건축」에 발표한 작품인 ‘또 팔씨의 출발’은 건축가인 르 코르뷔지에의 영향을 크게 받았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균열이들어간장가이녕의땅에한자루의곤봉을꽂는다’라는 구절로 시작하는 이 시는 많은 문학가들에게 성적인 은유로 해석되어져 왔습니다. 하지만 「건축신조」와 같은 건축 잡지를 통해 당시의 건축 양식을 접할 수 있었던 이상은 설리번(Louis H. Sullivan), 라이트(Frank L. Wright)를 거쳐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로 이어지는 기능주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위의 시의 구절이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관에서 볼 수 있는 형태와 시각이미지가 중첩됨을 알 수 있습니다.
하버드대학교 카펜터 시각예술센터(1962)
(출처 : https://www.flickr.com/photos/xyzt/4331292198/in/photostream/)

또한 「이상한 가역반응」, 「선에관한 각서」 등 기하학 용어들과 기호들이 난무하는 그의 작품들의 구절을 도식화 하면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내재된 의미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암호화된 언어는 억압된 시대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시대적 억압에 의해서 암호문처럼 씌여진 그의 작품들을 문자 그대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시각 예술의 차원에서 시각적 텍스트로 읽어내어야 숨겨진 측면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다 전해 드릴 수는 없지만, 이상의 초기 실험시들을 시각적 이미지로 도식화 하여 해석한 내용들은 김민수 교수님의 저서 「이상평전」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상은 본인의 시를 ‘편’이 아닌 ‘점’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문학에서는 시를 ‘편’으로, 미술에서는 그림을 ‘점’ 으로 표현합니다). 이는 이상은 ‘시’를 시공간을 집약한 그림으로 생각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마치며...
이상이 생전에 직접 운영한 제비다방은 건축가로서 자신의 공간미학을 펼치고 싶어한 공간이었습니다. 제비다방의 실내 공간과 기하학적 디자인의 모서리 의자는 현대 건축에서나 볼 수 있는 미니멀리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식민지 모조 근대건축’에 대한 환멸과 진정한 ‘근대건축’에 대한 그의 열망을 공간적 실천으로 나타낸것이 아닐까요.
본 강연을 통해서 문학가 뿐만아니라 예술가, 디자이너, 건축가였던 우리나라 최초의 융합예술가인 이상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문학작품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작가의 성장배경을 기반으로 한 공간의 개념과 언어를 도식화, 시각화하여 해석하는 등 확장된 시각의 중요성을 깨달은 시간이었습니다.
짝퉁 근대를 살해하려 치열하게 살았던 이상의 삶.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모든 것이 가능한 디지털 정보 혁명기에 오히려 열정이 사라진 사회에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는 1930년대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최초의 멀티미디어 인간이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출전: 김민수, <이상평전> (그린비, 2012)

ⓒ 김민수,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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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디자인역사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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